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동네 의대는 지금 까지 연락 안 왔으니 불합격. 2명만 제쳤으면 합격. 운이 좋았던 건지, 매우 나빴던 건지 모르겠다.
내년 7월, 먼 의대로 가는 것은 여전히 많은 변수가 있다. 나의 마음은, 사실하고 싶다. 혼자라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가족이 있다. 이 일이 가능하려면, 남편이 회사 내에서 팀도 옮겨야 되고, 아니면 커리어를 희생해야 되고, 아이들과의 시간도 혹은 삶의 윤택함도 희생해야 되고, 집도 내놔야 할 수 있다. 학비가 워낙 비싸서, 장학금도 되어야 입학할 수 있다. 장학금을 받으면, 레지던시 이후에 장학금을 주는 곳의 필요에 따라 미국 전역의 어느 병원으로도 보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나보다 더 똑똑한 남편의 커리어도, 그리고 아이들의 학창 시절도 불편할 수도 심지어 불행할 수도 있다. 단점들이 이렇게 뚜렷하다.
나만 입학을 포기하면 안정될 수 있다. 안정이 성공이다. 나의 꿈을 위해 모두의 삶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선택, 너무 이기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포기가 안된다. 사실 너무 의사가 너무 되고 싶다기보다는, 포기가 안된다. 포기가 안되어서 이렇게 꾸역꾸역 해왔다. 결과도 사실 뭐, 꾸역꾸역 한 결과인 거 같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의사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얼른 적게라도 돈 벌어서, 오래된 우리 집보다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혹은 한국 직항 항공편이 있는 도시로 이사 가는 것일까? 아이들과 더 시간 보내고 여행 많이 하고, 이런 것을 내가 더 원할까? 나중에 나는 뭐를 더 후회할까? 장학금을 받으면 나중에 가서 일해야 되는 병원들은 의사로서 실력을 키우기에 좋은 병원들은 아니다. 그저 그런 의사가 되기 위해 바쁜 엄마가 되고 아이들과 서먹서먹한 엄마가 되는 게 더 후회가 클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육아와 가족을 위해 오랜 세월을 들인 의대 진학을 포기한 것도 후회가 클 것 같다. 두 딸의 엄마로서 산다는 건, 나로 사는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 인 것 같다.
생각은 많다. 마음은 둘로 나뉘어 있다. 뭐가 더 좋은 선택일까, 뭐가 더 후회하지 않을까. 안정되게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앞으로 의대 4년, 레지던시 3-4년, 장학금 페이백 하기 위해 시골 병원에서 6년 정도 일하는 것, 도합 14년 정도를 불안정하게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다. 그 정도로 내가 의사를 원하나? 14년 후면 나는 거의 50을 바라보는 나이다. 아이들은 고등학생. 물론 그래도 최소 15년은 의사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장학금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사실 장학금을 못 받으면 입학도 못한다. 이런 결과를 낸 내가 아주 실망스럽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다. 마음과 생각에 묻혀, 하루하루가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