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말 그대로입니다
월요일은 늘 힘들다. 남편이 있던 주말이 지나고 다시 나와 아이들과의 시간. 도대체 왜인지도 이제 모르겠다. 그저 힘들다.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계속 중얼거린다. 첫째가 말이 안트여서 일까. 답답하다. 그래서 나에게 당장 만족을 줄 수 있는 것을 찾게 된다.
아침: 삶은 계란 1알. 블루베리 머핀 반개
간식: 한국 초콜릿 과자, 그린티 라테
점심: 알리오 올리오 1.5인분, 지난주에 만들어둔 볶음밥,
남편 퇴근 후 낮잠 2시간
저녁: 약간의 샐러드, 볶음밥
야식: 또 프링글스 큰 통의 1/4?, 탄산수 1캔
-중간중간 커피와 탄산수 1캔을 마심
-밤에 운동 가려고 했지만 안 갔음
하루 동안 이렇게 먹었다. 오늘은 공원도 안 가고 집에서 계속 아이들을 본 날이었다. 먹은 양도 문제지만, 아이들을 보면서 계속 머릿속에는 언제 군것질을 할 수 있을까, 군것질을 하고 싶다,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나에게 뭔가 보상을 주고 싶었고, 도피할 곳이 필요했다.
공원에 갔으면 좀 더 나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오늘은 첫애가 웬일로 공원 가는 것에 별로 흥미가 없었고, 그래서 오전에 메가블록을 쌓으며 시간을 보냈다.
귀여운 아이들의 웃음과 미소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나의 성향인지 뭔지 정말 간절하게 집에 가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그럴 수 없으니 먹을 것에 집착하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집에 있으니 아무래도 먹는 것에 접근성이 높아서 먹을 것 생각을 더 하는 게 될 것 같다. 사실, 나에게 정말 큰 위로를 주는 건 탄수화물이 주는 포만감뿐이다. 남편은 회사 분위기도 안 좋고 똑같이 육아에 지쳐있다.
사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깊은 대화를 원한다. 하지만 나의 깊은 대화라는 기준이 미국 기준 너무 높고 제한적이다. 내 기준상에서, 이곳에서 사귄 분들과는 아무래도 미국 에서의 이야기는 잘 공유가 되지만 깊은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예전 친구들은 아이들이 없고, 아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와 육아환경이 다르다. 나도 누군가를 실망시키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내가 실망하는 것도 두렵다.
자유로운 영혼인 나에게 홀가분해질 수 없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피로를 주나 싶다. 누가 육아에는 출구가 없다고 했었다. 엄마라는 자리는 은퇴도 없다. 아이들 떼놓고 남편은 나갔다 오라고 하지만 나가서 커피숍에 앉아있어도 뭔가 답답하다. 오늘 운동을 갔으면 더 나았겠지.
전업 주부라서 문제일까? 돈을 벌든, 학교를 가든 하면 이 모든 게 나아질까? 공부고 뭐고 쉬고 있으니 내년 의대에 돌아간다면 계속 공부하고 스트레스받는 것도 상상이 안 간다. 포기하자니 또 입시하기도 싫고, 들인 시간도 아깝고, 너는 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하던/생각하던 사람들의 눈빛도 생각나고, 그것에 영향받던 쫄보 나 자신도 생각나면서,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궁금해하며 시작했던 이 여정을 어떻게 해서라도 시작하고 싶다. 이렇게 망설이는 게 내가 정말 원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아님 성향상 뒷심이 없어서 그런 건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지역에 머물고 싶은데 장학금을 받으면 타 지역에 가야 되는 것도 날 힘들게 한다. 끝없는 봉사활동도. 의미 없는 농담들, 할 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 같은 사람들.
내일은 약속이 있다. 운동도 가야겠다. 먹는 거 생각 그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