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위인을 생각하며..
자신을 부수고 여러 번 파괴한 존재를
품어줄 수 있다는 것
감히 상상 조차 할 수 없다
더 큰 대의를 위해,
모난 아이를 품어주는 어른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것
무엇보다도 위대한 것
그것은 품격
아무나 가질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우주 보다도 큰 마음
수십 번 수백 번 폭발하고 터지고
조각나고 으스러져도
그 속에서 반드시 살아나
따듯함을 전해주기 위해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버티고 이겨낸 사람
그 마음을 우주만큼 헤아릴 수조차 없는 사람
그는 위인
위인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을 수십 번도 넘게 난도질한 존재를 용서할 수 있는가?
자신이 아닌 모두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겪었던 고초 슬픔 분노 외로움을 전부 승화시킨 사람
그것을 후대의 어린아이들에게 마법과 같은 사탕으로 선사해 준 사람
이해조차 할 수 없는, 볼 수 조차 없는 커다란 품격
이해하고 싶고 배우고 싶고
존경하고 감사하고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는 존재
내 마음속에 반드시 살아 있는 존재
우주보다도 커다란 사람
민주주의와 평화, 복지의 깊은 뿌리를 만드신 분을 생각하며...
난 항상 이해하지 못했었다
대체 왜 그들을 용서한 것인지에 대해서
어쩌면 유일한 실수이실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 뜻은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다
피로 얼룩진 과거보다
앞으로의 미래와 평화를 생각하신 분
개인적인 감정보다
국민의 내일과 통합 세계질서까지 품고 내다본 사람
그것은 용서가 아니라, 품격이었다
커다란 어른의 품과 같은..
비난의 화살이 무수히 날아와도
꿋꿋이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우리를 믿으셨던 분
복수가 주는 단순한 통쾌함과
일시적 안위를 누리기보다
그것이 초래하는 해로움을 미리 알고
나라의 품격 있는 정신이 다치지 않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켜주신 분
왜 벌하지 않았느냐고
왜 용서했느냔 수많은 물음과 비난에도
누구보다 다친 영혼을 생각하셨던 분
누구보다 그 영혼들의 목숨의 가치를 잃지 않게 하셨던 분
피와 얼룩이 새로운 살이 되고 꽃이 되게 하셨던 분
피와 죽음이 외롭지 않게
역사 속에서 기억 속에서 살아 있게 만드신 분
그분들이 남겨주신 커다란 품속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글과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피를 흘려야 얻을 수 있지만,
피의 역사만으로는 지켜낼 수 없습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품격과 용서입니다.”
- 김대중 대통령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