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줘.

요즘 스타일 2화

by 카테난조



2010년도는 내 인생의 전환기였다. 지금부터 그 시간으로 돌아가 왜 그렇게도 ‘요즘 스타일’을 싫어하는지 말하려 한다. 2010년도에 아버지 등쌀에 못 이겨 입학한 그저 그런 대학을 졸업했다. 한 30번 떨어졌나? 회사 면접의 씁쓸함을 맛보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니 장자의 말씀은 뇌리를 스쳐 나를 더욱더 비참하게 했다.


안시처순(安時處順):

시운을 편안히 맞이하고 자연의 도리를 순수히 따름



순리를 거스르기에 이리도 인생이 풀리지 않는가 보다. 마지막 회사 면접의 탈락 문자를 지하철에서 읽은 후 신촌역에 내려서 터벅터벅 약속 장소로 걸어갔다. 처음은 늘 힘들다. 첫 회사 면접에서 탈락 통보를 받았을 때 그렇게 노력한 것도 아닌데, 사원증을 목에 걸고 멋진 동기들과 커피를 마시며 웃고 있는 나를 상상했기에, 있을 수 없는 부당한 결과를 인정하기 싫어서, 일주일 내내 술을 벗 삼아 치욕스러운 기분을 잊으려 했다. 일주일이 지나서 폐인이 된 모습을 거울에서 발견한 후 혼잣말로 거울에 비친 내게 말했다.



“지금 네 모습을 보니 딱 알겠다.

그러니 떨어졌지. 한심한 놈.”






그래, 당시는 열정을 불태우며 치욕스러운 감정은 이번이 마지막이라 다짐했었지. 그렇게 짧지만 긴 시간을 남아 있는 열정을 끌어모아 춘추전국 시대에 자기를 알아봐 줄 왕을 찾아다녔던 공자처럼 회사를 찾아 헤맸다. 오늘의 탈락 통보를 포함해 지원하는 회사도 직무도 다르지만 모두 30번의 같은 결과를 맞이하니 장자의 말씀처럼 내가 순리를 거슬러 사는 사람 같았다. 어쩌면 자기의 뜻을 함께 펼칠 왕을 찾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한 공자도 순리를 거슬러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더는 치욕스러운 감정도 없다. 그러려니 한다. 인생무상의 마음으로 그나마 내게 남은 행운을 만나려 영혼 없는 좀비처럼 걷고 있다. 내게 남은 행운은 7년을 만나 미운 정만 쌓인 여자 친구다.



“결과는?”

“뭘 물어봐, 똑같지.”

“....”



한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싸해진 분위기를 풀고 싶지도 않았다. 매번 물어보는 게 더 짜증이 났다. 그러게 왜 물어보는데? 요즘 만나는 사람은 여자 친구밖에 없음에도 여자 친구를 만날 때마다 불합격 통보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정말로 만나기 싫었다. 예상대로 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 것처럼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진짜 짜증 난다. 만난 지 2000일이 넘어가니,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인생 대소사가 분리되지 않는다. 정말 분리하고 싶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왜 그리 내 인생에 관심이 많은데? 제발 관심 좀 꺼줄래? 그래서 우리는 기분이 항상 별로다. 기쁨을 나누어도 배가 되지 않았다. 진심으로 여자 친구의 기쁨에 공감할 수 없어서다. 오히려 짜증이 나고 화만 났다. 슬픔은 일부러 나누고 싶었다. 상대방까지 하루 기분을 망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못되고 못난 남자 친구를 7년이나 만나는 여자 친구가 가끔은 안쓰럽다. 공자가 못되고 못난 성격으로 빚어진 내 모습을 보며 한마디 하는 것 같다.






子絶四(자절사)

毋意毋必毋固毋我(무의무필무고무아)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다.

사사로운 의견으로 억측하지 않았고,

일할 때 장담하거나 억지로 하지 않았고,

융통성 없이 고집하지 않았고,

아집에 사로잡혀 자기 자신만을 내세우지 않았다.


논어(論語) 자한(子罕) 편 4장에 나오는 말씀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세상에 없는 친절한 사람처럼 굴면서, 여자 친구와 있을 때는 사사로운 의견으로 억측하고, 장담하거나 억지로 하며, 융통성이 없이 고집부리고, 아집에 사로잡혀 자기 자신만을 내세운다. 못난 놈이다. 이 못난 놈에게 기름을 부을 한마디를 여자 친구가 건넸다.



“하고 싶은 게 있기는 해?

너무 방 안에만 있지 말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관심 좀 가져봐.

흐름 좀 읽으라고.”



to be continued....


2021년 한 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가오는 2022년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전 01화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