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700개를 채운다)
이직을 두 번 연속했다.
첫 번째 회사, 대표가 너무 어렸다.
모든 게 불분명했고, 모든 걸 쉽게 하려고 했다.
우리는 좀 더 ‘일’을 해야 했다.
두 번째 대표는 너무 올드했다.
BEP만 나오면 그 이상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좋았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없었다.
나는 이직이 쉬웠다.
회사를 다니다 원티드에 이력서를 올린다.
누가 내 이력서를 본다.
오퍼를 준다.
연봉이 20% 오른다.
이 공식이 깨질 리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꽤나 큰 스타트업의 최종 면접에 들어갔다.
외국인 대표가 나에게 말했다.
"5천까지는 제너럴하게 일하면서 이직으로 올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이상은 스페셜리티가 필요하죠."
나는 탈락했다.
그리고 그 말은 내 뇌리에 박혔다.
그 이후,
귀신같이 연봉 5천 이상의 오퍼가 들어오지 않았다.
연봉 5천은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니라,
그냥 이직만으로 넘기는 어렵다는 신호였다.
이직이 어려워 결국 연봉을 낮췄다.
이직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아직도 후회한다.
앞으로 절대 연봉은 낮추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간 이상, 최대한 활용했다.
3개월 안에 내 능력을 최대한 보였다.
그리고 인상을 요청했다.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올랐다.
부서 이동을 했다.
조금 더 이직과 커리어 쌓기에 용이한 부서였다.
그 장점을 잘 이용해서, 다시 이직했다.
나는 저점에 들어가서 고점에 나왔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쏟아부은 퍼포먼스를
또다시 1년 보여줄 자신이 없었다.
능력이 부족했다.
인프라가 부족했다.
경기장이 좁았다.
이직은 나에게 ‘탈출구’였다.
하지만, ‘진짜’ 다음 단계로 가려면
이제는 스페셜리티가 필요하다.
그게 뭔지 고민하는 단계다.
올해는 700개를 채운다.
내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