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가짜 PO를 찾는 회사를 뒤로하고,
다시 내가 일하는 회사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했다.
최근 면접을 보다 보면, 커리어 목표로 PM이나 PO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충분히 매력적인 직무이고, 나 역시 관심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0명 이상의 PO를 만나오며,
그리고 현재 함께하는 PO를 지켜보며 의문이 들었다.
마케팅 조직에서 요청이 온다 → "안 된다."
영업 조직에서 요청이 온다 → "안 된다."
운영 조직에서 요청이 온다 → "안 된다."
이유를 물으면 "개발 태스크가 밀려 있다"고 한다.
그럼 개발 태스크를 보여달라고 하면, "따로 보여줄 수 없다"고 한다.
어느 날, 스쿼드에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이 주어졌다.
현재 개발 환경과 리소스를 고려하면,
개발을 모르는 내가 봐도 허들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자원이 필요한지
책임지고 말해줄 리더가 없었다.
의견 충돌이 거듭되었고, 한 담당자는 회의에서 이탈했고, 다른 한 담당자는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프로덕트 오너는 이 상황을 조율하지 못했다.
나는 한때 PO를 선망했다.
한 프로덕트를 리딩하고, MINI CEO처럼 책임을 지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고,
비즈니스와 개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프로덕트를 성장시키는 리더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PO는 거절하는 사람,
갈등을 조율하지 못하는 사람, 그리고 결국 어떤 결정도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물론, 모든 PO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마주한 현실은 내가 꿈꿨던 PO의 모습과 너무 달랐다.
나는 여전히 PO라는 직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라,
진짜 역할과 책임을 수반해야만 의미가 있다.
나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내가 원했던 PO는 현실에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