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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PO

최근 한 회사에서 PO(Product Owner)를 채용하려는 담당자 A와 대화를 나누었다.


A: 우리는 리더급 PO를 원합니다. 그런데 사실

기본적인 고객 응대부터 프로세스 도식화, 매뉴얼화, 개발 일정 관리, 운영 기획, 정책 수립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나: 리더급이라면 소속된 팀원은 몇 명입니까?


A: PO 혼자입니다. 말 그대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모든 것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 채용 브랜딩 관점에서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Operation Manager를 뽑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까요?


A: 물론 그 점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역량은 그 정도에서 나오지 않으며, 더 높은 급을 원합니다.


대화는 여기서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계속해서 생각했다.

정말 저런 사람을 원한다면, 그 포지션이 Product Owner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PO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에 걸맞은 급여, 인프라, 인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포지션 네이밍이란 것이 참 애매하다.

원하는 업무를 딱 맞게 수행할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가끔 ‘프로덕트 오너’ 혹은 ‘사업 개발 매니저’ 같은 직책을 포괄적으로 사용한다.


“이 프로덕트의 오너는 너니까, 네가 책임지고 다 해.”

“이 사업의 개발 담당은 너니까, 네가 처음부터 알아보고 다 해.”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요구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PO’라는 직책을 단순히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만능인재로 여기는 것은

결국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조직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에 적합한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우리는 PO가 필요해’라는 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요구사항과 기대치를 조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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