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스타트업에서 CX 매니저로 연봉 6천만 원을 받고 있을 때였다.
친하지는 않던 한 CX 매니저가 우연찮은 기회로 내 연봉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물었다.
“CX로 6천만 원 어떻게 받아요?”
말해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도 욕먹을 것 같았고, 말해줘도 못할 것 같아서.
대신, 여기에서 공개한다.
대표 심부름 하기
배달로 밥 먹는 날이면 전 직원 식사 메뉴 정해서 주문하기
고객이 회사로 욕하면서 찾아오면 응대하기
박람회 같은 오프라인 행사하면 차출당하기
하지만 각종 회사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하기 (전화 받아야 하니까)
일하다가 우는 직원은 달래서 잘 퇴사시키기
누구 아프면 땜빵하기
그럼 CX 업무는 언제 하는가
저거 하면서 남는 시간에 했다.
하루 100건 이상의 고객 응대
대외 민원 소명
제안서 및 기능 정의서 작성
UI/UX 개선안 작성
15명의 팀원 리딩
일간/주간/월간 레포트 작성
채용/온보딩/퇴사 면담
이력서에도 못 쓸, 참 다양한 일을 했다.
일 외적인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었다.
회사에 고객이 찾아온다.
99%의 CX 매니저는 대면 응대를 하지 않는다며 돌려보낸다.
그때 나가야 한다.
물론, 나간다고 해서 6천을 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 나갈 만큼 엉덩이가 가벼운 사람이 필요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그리고 사실, 더 중요한 게 있다.
6천을 받고 싶은 사람이면 CX를 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