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CX 매니저로 연봉 6천 받기

20XX년, 스타트업에서 CX 매니저로 연봉 6천만 원을 받고 있을 때였다.

친하지는 않던 한 CX 매니저가 우연찮은 기회로 내 연봉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물었다.

“CX로 6천만 원 어떻게 받아요?”


말해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도 욕먹을 것 같았고, 말해줘도 못할 것 같아서.


대신, 여기에서 공개한다.


대표 심부름 하기

배달로 밥 먹는 날이면 전 직원 식사 메뉴 정해서 주문하기

고객이 회사로 욕하면서 찾아오면 응대하기

박람회 같은 오프라인 행사하면 차출당하기

하지만 각종 회사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하기 (전화 받아야 하니까)

일하다가 우는 직원은 달래서 잘 퇴사시키기

누구 아프면 땜빵하기


그럼 CX 업무는 언제 하는가

저거 하면서 남는 시간에 했다.


하루 100건 이상의 고객 응대

대외 민원 소명

제안서 및 기능 정의서 작성

UI/UX 개선안 작성

15명의 팀원 리딩

일간/주간/월간 레포트 작성

채용/온보딩/퇴사 면담


이력서에도 못 쓸, 참 다양한 일을 했다.

일 외적인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었다.


회사에 고객이 찾아온다.

99%의 CX 매니저는 대면 응대를 하지 않는다며 돌려보낸다.

그때 나가야 한다.


물론, 나간다고 해서 6천을 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 나갈 만큼 엉덩이가 가벼운 사람이 필요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그리고 사실, 더 중요한 게 있다.

6천을 받고 싶은 사람이면 CX를 하면 안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짜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