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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듦에 너무 취해있는 회사

가끔 어떤 스타트업과 미팅을 하다 보면 이런 얘기를 듣곤 한다.


"정말 힘든데, 사람 보고 남아 있어요."

"저희는 진짜, 정말 힘들어요."

"저도 힘든 회사 많이 다녀봤는데 여긴 좀 달라요."


올나잇도 해보고, 합숙하면서 일도 해보고, 별별 상황을 겪어본 나로서는

솔직히, 이런 말들이 잘 와닿지 않는다.

왜일까?


1. 부족한 실력을 시간으로 채우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예전에 한 대표님이 그러셨다.

"스타트업에선 엉덩이 오래 붙이고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2016년도 이야기다. 지금은 좀 다르다.)


예전에는 그 말이 일리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스타트업은 단순히 '노력'만으로 살아남는 구조가 아니다.

"열심히 한다"와 "잘한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노력은 기본일 뿐이고,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2. 요즘 시국에는, 힘들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지금 망하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 못 받아서 망하는 게 아니다.

리드가 없어서 망한다.

리드를 만들기 위해 바쁠 순 있다. 이해된다.


하지만 결국 리드는 상품성과 마케팅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많은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된 영업조차 해볼 기회도 없이 무너지고 있다.

"힘들다"는 말 이전에,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가 중요하다.


3. "바쁘다"고 말하는 건, 미팅이나 면접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면접 때 "우리 진짜 바빠요. 각오하고 오셔야 해요."

이런 말을 하는 회사가 있다.


면접자가 그 말을 듣고 드는 생각은


"아, 각오 단단히 하고 가야겠다."

"아, 고민 좀 더 해보고 결정해야겠다."

...가 아니다.


"그럼 연봉 세게 받아야겠네?"

이게 진짜다.


면접에서 ‘우리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건,

면접자에게 어떤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도, 회사의 매력을 어필하지도 못한다.

대체 그 말이 무슨 도움이 되나?


마무리


힘든 건 알겠는데, 그 ‘힘듦’에 너무 취해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회사가 자랑처럼 여기는 고생담, 이젠 매력 없다.


진짜 중요한 건,

왜 힘든지, 그리고 그걸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지

이걸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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