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직군은 승진한다.
회사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건 리스크다.
하지만 그 리스크가 허용되는 직군이 있고,
금지된 직군이 있다.
예를 들어, CX팀이 감정적으로 무너질 때
“요즘 많이 힘들죠.”
“고객이 너무 하죠…”
이런 말이 돌아온다.
감정은 인정받고, 때로는 보호받는다.
그런데 같은 회사 안에서, 기획자가 멍하니 앉아 있으면?
“오늘 컨디션 안 좋은가요?”
“태스크만 먼저 정리할까요?”
감정을 보인 순간, '리스크 관리 대상'이 된다.
기획자는 시스템을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이 무너져도 시스템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회의에 들어가서 기획자가 말이 없으면 “집중하네”가 아니라
“요즘 왜 저러지?”가 된다.
그러니까, 기획자는 울지 않는다.
그리고 승진한다.
CX는 감정을 내보일 수 있다.
감정이 그들의 업무의 일부니까.
그리고 그 감정은 회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다.
기획자는 감정을 숨긴다.
감정은 업무의 방해 요소고,
숫자와 책임, 전략 속에서 감정은 변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이렇게 굴러간다:
감정을 표현한 사람은 위로받고, 휴식의 기회를 얻는다.
감정을 억제한 사람은 성과를 쌓고, 보상을 받는다.
누가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누가 승진하는지는 명확하다.
오늘도 기획자는 감정을 숨긴 채 KPI를 만든다.
내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 대가로
내 연봉은 조금 올라간다.
회사 안에서 감정은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짐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