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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우 Oct 06. 2024

자칭 (짝)사랑 전문가

"배우 하수 퇴장"

혼자만의 사랑, 혼자만의 이별


저에게 있어 '사랑'은 참 특별한 거에요.

사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기준은 다르겠지만 정말 사랑을 해본 적은 인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없어요. 네, 어렵게 얘기했지만 전 모쏠이에요. 

그럼에도 저에게 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저의 사랑은 모두 '짝사랑'이기에 언제나 고통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 중 가장 아름다운 감정인 것 같아요.



짝사랑의 시작


그동안의 제 짝사랑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오답노트"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지금 짝사랑을 하고 계신다면 제가 했던 모든 행동들과 반대로 하면 잘되실 거에요. 그만큼 언제나 서툴렀고, 또 언제나 바보 같았지만 사랑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서투름을 반복하면서 생긴 저만의 생각들이 많기 때문에 제 자서전에서 꼭 다뤄보고 싶었어요. 아! 참고로 제가 좋아했던 상대방을 딱 특정할 수 있게 쓰고싶진 않기 때문에 제 심리 위주로 서술된다는 점 미리 말씀드려요. 


정말 제대로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 중학교 때가 처음이였어요. 지난 글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중학교 시절 찐따였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모든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어요.

그당시 좋아하던 사람은 정말 접점이 거의 없는 사람이였어요. 같은 반이기도 하고 사실 초등학교도 같이 나와서 전 그때부터 호감을 가졌었지만 대화를 편하게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접점을 만들어가면서 친밀도를 쌓아갔어야 됐는데 전 그냥 속으로만 좋아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것도 문제인데, 더 심했던 건 그런 상태로 바로 고백을 했다는 거에요(...)

고백을 한 이유는 어찌보면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됐는데요. 그당시 전 고백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고 고백을 하진 않았어요. 그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고백을 했던 것 같아요. 뭐 어느정도 말은 된다고 해도 차라리 좀 더 친해지고 서로 호감을 키운 다음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고백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냥 저 이유 하나만으로 고백을 한 건 지금 생각해도 너무 부끄럽네요.

또 더 최악인 건 말로 고백하지 않고 카톡으로 고백을 했어요. 당연히 결과는 안 좋았죠.


여기까진 백번 봐줘서 그렇다 쳐도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어요.

혹시 제가 4화에서 그당시 저의 주특기라고 얘기한 것이 뭔지 기억하시나요? 그건 바로 '모든 문제를 다 내 장애 탓으로 돌리기'에요.

저는 제 짝사랑의 실패도 제 장애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어요.



무서운 습관의 시작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접점도 없었고 친해지려는 노력도 안했기 때문에 제 짝사랑이 실패하는건 거의 당연한 거였어요. 물론 그당시 더 친해졌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었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앞으로는 더 더가가서 천천히 호감을 쌓으면 되는 문제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당시 전 제 장애 탓, 몸 탓, 외모 탓을 하기 시작했어요. '나는 얼굴도 못생기고 몸도 이러니까 날 좋아하는건 불가능한 일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끊임없이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탓'들이 습관이 되기 시작하니까 나중엔 저에게 심한 말을 하는게 점점 더 쉬워지더라고요. 정말 심했을 때는 거울을 볼 때마다 저에게 쌍욕을 했어요. 정말로요. 거울을 보거나 제가 찍힌 사진을 보면 입에도 담기 어려운 말들을 하며 제 외모를 욕했어요. 그리고 그 뒤로도 짝사랑이 매번 실패할 때마다 더 심해졌고요.


나중에 가선 정말 이제는 내 장애 때문에 평생 연애를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가 대학교 초반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찐따에서 벗어나기도 했고 나름 사교적으로 잘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짝사랑이 실패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더 마음이 지쳤었던 이유는 짝사랑 불변의 법칙 때문이였어요. 그건 바로 내가 좋아하는 상대방은 꼭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였어요.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나중에 가서는 사랑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철없는 말일지 몰라도 정말 연애를 꼭 해보고 싶었고, 이대로 평생 솔로로 보내긴 너무 싫었어요.

그때부터 제가 놓여진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그 이야기를 다음 화에서 자세하게 얘기해볼게요.

아, 너무 기대는 마시라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도 솔로고 여전히 연애는 한번도 못한 상태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발전해 나가면서 얻었던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해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글에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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