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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우 Aug 23. 2024

이룰 수 없는 꿈

"핀조명"

다시 뛰기 시작한 심장


직접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제 안에는 예술가적 성향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고,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지만 지금도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있어요.

두 그림 모두 제가 직접 그린 그림인데요. 주로 펜을 이용해 펜화를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여러 영화들을 보면서 스스로 감상평을 적기도 하고, 가요부터 클래식까지 정말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듣는 것 같아요.



무대 위 펼쳐지는 파라다이스


저는 특히 연기에 크게 매료됐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는 사람을 마음껏 발산하면서 느껴지는 무대 위 자유가 참 매력적이였던 것 같아요.

처음 무대를 경험했던 시기는 중학교 때였어요.


제가 중학교 2학년이였을 당시 음악선생님께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여주셨고, 저는 뮤지컬에 푹 빠지게 됐어요. 그리고 그 해에 학교 뮤지컬부에 들어가 <레미제라블> 학교버전 공연을 올리게 되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다같이 열심히 준비해 무대 위에서 연기를 했는데, 와... 그때 느껴졌던 벅찬 감정과 분위기와 모든 것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 뒤로 뮤지컬 노래들을 더 잘 부르기 위해 주변에 성악학원을 다닌적이 있는 친구에게 발성을 배우기도 했어요.

사실 이발성을 배워놓는 것이 나중에 어떤 나비효과를 부를지 전 상상도 못했는데요.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할게요.


하지만 그게 끝이였어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제가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는건 그저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저 학교에서 한번 무대 올라가는 것이 딱 내 수준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발성을 가르쳐주던 친구가 더빙에 관심이 많아서 간간히 같이 재미삼아 더빙을 해보거나 그 친구가 알려준 발성을 기반으로 노래를 연습하는게 다였고, 그 외로 더 확장시킬 생각시킬 생각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그당시에는 물리학자가 꿈이였기 때문에 다른 분야는 생각하지도 못했고요.



결국 끈질기게 따라온 나의 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하고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무대든 카메라 앞이든 마이크 앞이든 연기를 하고 싶었고, 적절한 계기를 찾고싶었던 건지, 아니면 정말 작은 경험 하나가 그 마음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한번 연기를 시작하게 된 중요한 기회가 찾아왔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처음 접하게 되는데요.

처음 그 뮤지컬을 접하고 나서 "Impossible Dream(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넘버(뮤지컬 노래)에 푹 빠지게 됐어요. 사실 처음 이 넘버의 가사를 접했을 때 충격이였어요. 이런 가사가 있는데요,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중략)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이 넘버를 부르는 주인공 돈키호테는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인데요. 세상의 정의를 스스로 구현하겠다는 포부 하나로 스스로 기사가 되기로 결심해요. 다른 사람들은 다 비웃으면서 그 일이 불가능하다고, 미친게 틀림없다고 얘기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키호테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요.


전 원래 제가 도전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면 그것을 아무리 원해도 도전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실패할거 도전해서 고생하는게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넘버를 접하고 뒤로부터 불가능이라고만 생각했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한번 타오르기 시작했고, 조금씩 조금씩 연기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어요.


처음 시작은 정말 보잘 것 없었어요.

그저 학교에서 혼자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대본을 읽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는데요. 그마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제 목소리가 들릴까봐 거의 속삭이듯이 대사를 읽은 기억이 나요.

그리고 전에는 친구와 가끔 재미삼아 더빙을 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진지하게(?) 더빙을 했을 뿐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저 노래를 듣고 생각의 변화는 일어났지만 아무래도 노래 하나로 제 모든 성향이 바뀌는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직은 한계에 사로잡혀 쫄아있었을 뿐이였던거죠.



인생의 터닝포인트


하지만 그 다음 해 성인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직접! <맨 오브 라만차>를 보게 됐어요.

2021년 2월 3일, 처음으로 <맨 오브 라만차>를 봤던 날의 나

정말 보고나서 펑펑 울었는데요.

돈키호테가 외치는 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히는 느낌이였고, 다시금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뒤로 항상 마음속에 있었지만 담아두었던 연기에 대한 꿈 하나가 자리를 잡아 드디어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요. 그 꿈은 바로,


최소한 한번이라도 무대 위에서 저 돈키호테 연기를 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아보자!!!


이렇게 다짐을 했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바로 대학교 연극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물론 기존에 가졌던 물리학자라는 꿈을 버린건 아니에요.

하지만 평소라면 계속 주저하거나 포기하기했다면, 이제는 저 돈키호테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계속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거죠.


연극동아리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제 인생은 정말 180도 바뀌게 되는데요.

다음 글부터 그 동아리 시절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5일 일요일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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