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제야 우리는 흥미로운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서 말할 기반을 닦아 놓았다. 우선,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서 지지/폄하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실재하는지 혹은 헛소리인지에 대해서 논증하지 않을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보자. 끌어당김의 법칙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이다. 이 아이디어는 두 가지의 어떻게?를 낳는다. 첫 번째로, 어떻게 해야 간절히 원하는 것일까? 두 번째로, 간절히 원하면 어떻게 이루어질까?
첫 번째 어떻게에 대해서는 상세하고 체계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이 ‘간절히 원하기’의 목표는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이 세계에 각인시킨다는 해석도 있고 나 자신에게 각인시킨다는 해석도 있다. 그 구체적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제시하는 것은 여러 번 소리 내어 말하기, 여러번 손으로 쓰기 등이 있다. 필자/화자마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여러번 소리내어 말하고 적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는 것 같다.
두 번째로,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경로를 설명하기보다는 간절히 원하니 이루어졌다는 결과에 좀 더 집중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경로를 설명하고자 한 경우도 있었다. 가령, 어떤 글에서는 감각할 수 없는 에너지로 그 경로를 설명했다. 내가 이해한 대로라면, 간절히 무언가를 원하면 그 행위나 마음은 미상의 에너지를 생성하고 그 생성된 에너지가 마치 중력처럼 그 무언가를 ‘끌어온다’는 설명이다. 어떤 글에서는 뉴턴 물리법칙과 상대성이론을 언급하면서 그 경로를 설명하고자 하기도 했다. 양자역학에서 관찰이 상태를 정의한다고 하는 것에서 착안해서 의식이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정당화했다. (물론, 이건 양자역학에 대한 오해다. 관찰이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의식적 작용이 아니라 물리적인 작용의 결과다.)
정리하자면, 끌어당김의 법칙의 핵심은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이다. 어떤 것이 간절히 원하는 것인가? 원하는 것을 여러번 쓰고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합의된 경로는 없다. 현실에서 일어난 선행(‘간절히’ 원함)과 후행(이루어짐)이 있고, 그 경로에 대한 설명은 의견이 나뉜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흥미로운 지점을 이야기해보자. 첫 번째로, 끌어당김의 법칙은 기도이면서 ‘반드시 이루어진다’라고 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도와는 조금 다르다. 앞에서 우리는 기도를 ‘뭔가를 간절히 원할 때 그것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확언의 뉘앙스가 들어갔다는 점이 여타 다른 기도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부처님에게 서울대학교 합격을 빌었다고 하자. 불자는 ‘부처님에게 합격을 빌었으니, 난 반드시 합격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부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끌어당김의 법칙은 다르게 말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이름처럼 법칙이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수행된다면 항상 이루어진다. 영어로는 law of attraction이라고 부른다. 마치 Newton’s law of motion이 그러한 것처럼 끌어당김의 법칙도 법칙이다. 이 확언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논의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는 사람’을 론다라고 부르자. 끌어당김의 법칙을 세상으로 내보인 베스트셀러 ‘더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의 이름을 사용했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론다는 론다 번이 아니라 ‘임의의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는 사람’이다.
우선, 자연스러운 기도자의 기도는 누가 이루어줄까? ‘신’이 이루어준다. ‘신’은 초월적인 힘, 존재, 권능의 대명사다. 그러면 자연스러운 기도자의 기도는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신’이 그렇게 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주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여러가지를 댈 수 있다. 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 신이 더 큰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등등이 있다.
다음으로, 근대기도자의 기도는 누가 이루어줄까? 자기가 이루어준다. 근대기도자의 기도는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능력 부족 때문이다. 자신은 전지전능하지 않고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두 기도자들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주체가 그 소원을 못/안 이루어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론다의 기도는 누가 이루어줄까? 론다의 기도는 자연법칙이 이루어준다. 언제 론다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론다의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상식 속’ 자연법칙엔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기도자, 근대 기도자와는 달리 론다의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본인이 자연스러운 기도자든 근대 기도자든 론다든 기도가 안 이루어질 수도 있다. 믿음이 내적완결성을 갖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나름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기도자와 근대 기도자는 이루어지지 않는 일에 대한 이유를 소원을 이루어주는 사람/신에 맡겼다.
반면 론다는 그 이유를 소원을 이루어주는 것에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은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론다는 그 이유를 소원을 비는 사람에게 지운다. 다시 론다의 명제로 돌아가자.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론다는 간절히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제 론다의 세계에 대한 설명은 내적 완결성을 가졌다. 론다는 소원을 빌었을 때 이루어지는 상황과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훌륭하게 해냈다.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