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주: 연말 보내기

by 심풀 SimFull

2025년이 시작됐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 물론 올해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지만, 더 어렸을 때 일출을 보러 가고 할 만큼의 텐션은 없었다. 결혼이 기대되지 않은 것은 아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기대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근데 이번에는 다르다. 내년에는 내 아이가 태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다르다. 지금 있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마음도 있고,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도 있다. 무엇보다 요약하자만, 지금까지 가장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마음이다. 집에서 내 모습도 달라질 것이고, 회사에서도 달라질 것이고, 나아가서 내 존재 자체가 달라진다. 아들에서 남자친구에서 남편에서 이제는 아빠가 되는 것이다.


아내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 "내년에는 XX를 해봐야지, 내년에는 XX를 더 자주 해야겠다", 같은 말들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 때보다 연말 회고, 새해 준비를 해보고 있다. 이번에 가게 된 태교여행도 이런 대화를 많이 해보기로 했다.


특히 출산 이후의 삶과 양육 방식에 대해서 많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어떤 가치를 두고 양육을 할 것인지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대부분 "모르겠다"는 결론이 나기 일쑤다. 그래도 이런 실없을 수 있는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우리 안에 내재된 가치관들이 명확해지는 것 같다.


현실이 닥치면 우리의 생각대로 절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래도 힘든 기간이 오면 나를 지탱할 수 있는 가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요일 연재
이전 20화21주: 정밀초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