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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11. 2021

1학년이 되었어요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 엄마의 유형 분류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표현한 공익광고, 생각나시나요?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가라고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교육의 시작입니다.』

     

분명 부모와 학부모와도 다르지만 엄마와 학부모는 더 다릅니다.

엄마는 아이를 두려워하고 학부모는 아이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엄마는 아이가 혼날까봐 숙제를 대신해주지만 학부모는 아이가 칭찬받도록 숙제를 돕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못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지만 학부모는 아이가 잘하는 것에 대해 뿌듯해합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만능 리모컨이고, 마르지 않는 은행이며, 영원한 수행비서이고, 개인전담 요리사입니다. 백인백색의 아이들처럼 엄마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에게 위악적인 엄마들을 몇 종류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1. 캥거루형 엄마

아직 모든 일에 미숙하고 철부지인 아이의 단점과 부족한 점만 보고 품 안에서 과감히 내놓지 못합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고 모든 것을 감싸고돌아 아이가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다시 캥거루 어미의 주머니 속으로 숨고자 합니다. 가끔 과잉보호보다는 차라리 방임형의 부모가 아이의 독립성과 자립성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 헬리콥터형 엄마

아이마다 발달 단계가 다르고 발달 속도에도 천지차이를 보입니다. 조금 늦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일찍 성숙하다가 일찍 멈추는 아이도 있습니다. 주변정리를 못하거나 글씨를 못 쓰거나 숙제를 잘 못하는 것, 깜박깜박 잊어버리고 얼렁뚱땅 하는 일들이 1학년은 너무 당연합니다. 엄마가 아이의 대변자가 되어 교실까지 들어와 준비물을 챙겨주고 사물함 정리를 해줍니다. 친구 관계를 간섭하고 숙제와 일기도 대신 써 줍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실제 대신 해주는 것보다 빠릅니다. 고기를 잡아 먹여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과 요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3. 혹부리형 엄마

누구나 내 아이가 잘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이 그릇의 크기는 부모의 요구와 기대대로 금방 커지지 않습니다. 흘러넘치도록 엄마의 욕심으로 아이를 만들어가려 하면 아이는 과부하 걸린 컴퓨터처럼 그냥 멈추어버릴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스스로 정보처리 할 능력을 잃어버리고 엄마의 프로그램에 자동로밍된 기계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혹 떼려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인 혹부리영감의 욕심처럼 아이에게는 못난 그대로의 모습이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키워갑니다. 아이 스스로 잘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누구한테도 뒤지고 싶지 않다는 스스로의 자존심과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욕심은 당연하지만 아이는 평생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경쟁병’에 걸릴 수도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4. 자동판매기형 엄마

요즘은 엄마도 바쁘고 아이도 바쁩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일수록 같이 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을 주려는 것처럼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려고 합니다. 아이는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친구도 많아지고 사물을 보는 시각도 달라집니다. 멋진 것, 좋은 것, 가지고 싶은 것에 대한 욕심을 부립니다.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뭐든지 다 가지려 들고, 하고 싶은 것은 억지를 부려서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한 아이가 기죽을까봐 뭐든지 최고로 사주겠다는 부모님은 스스로 자동판매기를 자처합니다. 아이가 고집이나 떼를 써서 선택만 하면 언제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아이의 관심과 흥미는 나날이 발전하고 새로워집니다. 시기적절한 거부와 허락의 단호한 태도를 부모가 보여줄 때 아이가 필요와 불필요의 차이를 알게 됩니다.


5. 슈퍼로봇형 엄마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다 낯섭니다. 새로운 교실과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공부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닥치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고자 하고, 잘 안될 때에는 잘하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도 생깁니다. 그렇지만 불안한 엄마들은 아이에게 의지와 용기가 생길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더 빨리빨리,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미리미리 선행학습을 시키거나 미리 해결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잘못된 학습태도와 방법을 뜯어고쳐주는 것이 새로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듭니다. 


  아이의 인생 중에서 1학년은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 수많은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면을 구성하고 공간이 될 때 아이의 미래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느긋하게 기다려주어 아이들 자신이 만든 공간에서 인생을 즐기고 누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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