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사랑을 가르쳐준 아이
아빠가 돈이 많았더라면 좋았을 거야.
예쁜 옷, 좋은 장난감, 멋진 곳들…
무엇이든, 너에게 다 주고 싶었거든.
하지만 현실은 늘 마음만 앞서고
지갑은 따라오질 못했지.
그럴 땐 괜히 작아지고
네 앞에서 미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더라.
그런 날이면 아빠는
엄마랑 했던 약속을 떠올려.
“우리 아기는 꼭, 사랑이 가득한 아이로 키우자.”
돈은 없을지언정
사랑은 아낌없이 쏟아붓자고, 그렇게 말했었지.
그래서 우리는
네가 잠든 밤, 조용히 이마를 쓰다듬으며
“사랑해”를 속삭였고,
두 팔 가득 품에 안아 사랑을 입혔고,
밤새 네 옆에서 숨소리를 세며 깨어 있을 때마다
사랑으로 너를 키웠단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너무 아가인 네가 엉금엉금 기어서,
울고 있는 다른 아이 곁으로 다가가더니
작은 손을 내 밀어주는 거야.
그 짧은 순간,
아빠는 모든 걸 잊고
가슴이 뭉클해졌어.
우리 아이가… 사랑을 알고 있구나.
아빠와 엄마가 전한 그 마음이
이렇게 작고 귀하게 피어나고 있구나.
딸아.
세상은 넓고, 가끔은 차가워.
하지만 너의 손끝은 따뜻하고,
네 마음은 누구보다 깊어.
지금처럼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손을 내밀고
울고 있는 마음을 안아주는 사람이 되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