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맞은 그 남자
이곳은 어디인가?
소제동이라 하더냐?
길이 구불구불하게 흐르며,
아름답게 꾸며진 가게들이
그 빛을 가득히 품고 있도다.
“차 한 잔 어떠한가?”
그 말에 이끌려 앉아 있으나,
그대는 여전히 오지 않으니,
나는 그 자리에 홀로 남아
차가운 공기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도다.
찻집엔 작고 정교하게 장식된 물건들이
창문을 통해 나를 속삭이듯 바라보며,
사람들은 고요한 대화 속에
자신들만의 시간을 나누고 있는구나.
내 손에 든 그 잔은,
그 어떤 온기도, 차가움도 없으며,
그 맛은 차라리 공허한 여운만을 남기는구나.
그녀는 왜 아직 오지 않는가?
나는 그 자리에 묶여 시간만 흐르니,
그리움과 기다림 속에서
내가 깨달았다네.
시간이 흘러 커피가 차가운 이유는,
그녀가 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제대로 마시지 못해서였도다.
다시 한 모금,
그녀는 안 오지만,
커피는 한 잔씩 나를 비웃으며 마셔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