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전전설의 여름
푸르른 대전 월드컵경기장,
그곳엔 시간도 숨을 멈춘 듯했다.
2002년 유월,
꿈이 현실이던 그 순간
희망의 무대가 초록 위에 펼쳐졌지.
초록의 물결 위에 새겨진 전략,
잔디 위를 미끄는 공의 멜로디,
그 속에서 붉은 물결이 파도쳤다.
응원의 함성이 하늘을 가르며
우리의 열정이 대지을 갈랐다.
그라운드는 전쟁터이자 무대,
우리는 그날, 하나의 전설을 썼다.
안정환
그 이름에 깃든 희비.
첫 번째 수는 슬픔의 그림자,
빗나간 패널티킥에
경기가 잠시 얼어붙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말 최선을 다한 움직임으로
운명을 되돌리는 한 수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외통수처럼 꽂힌 결정적 한 방!
“골!”
붉은 유니폼 속 심장이
대전의 심장과 함께 터졌다.
잔디는 포효했고,
붉은 물결은 하늘을 삼켰다.
“우리는 하나다!”
그 외침은 대전의 밤을 화려하게 수 놓았고,
그 푸르른 잔디 위에서
유일무이한 전설이 태어났다.
그날 우리는
축구라는 언어로 꿈을 말했고,
열정이라는 색으로 시간을 칠했으며,
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남겼다.
푸름은 기억의 배경이 되고,
붉음은 영광의 형상이 되어,
그 여름의 전설은
이제 우리 가슴속에
뜨겁게, 선명하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