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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에 부치다.

인생무상(人生無常)

by 필경 송현준

무릎 꿇은 계룡 품에 아침 햇살 들면,
새싹들은 숨을 불고 잎은 꿈을 흔들며,
푸른물결 골골마다 햇살 따라 피어나네.

해 기운은 서산 넘어 바람 길을 털고,
침묵의 강 청초한 물엔 달빛조차 쉬이 젖고,
지친발은 소슬하게 흙 내음에 젖어드네.

바람 타고 하얀꽃잎과 기억들은 흩날리고,
잊혀진 뿌리 차고찬 땅 속에 숨을 묻으면,
먹구름이 고개 숙여 설화(雪花)을 뿌려주네

계룡 품은 말이 없어 시간마저 젖어들고,
욕심 벗은 하늘 아래 나도 조용히 섰네,
흘러가는 저 세월에 나를 남겨 두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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