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출근중,아빠는 육아중(6화)

서툰 아빠와 함께 걷는 하루

by 송필경

아침,
작은 물병을 채워
어린이집 가방 속에 조심스레 넣었다.


늘 하던 일이었지만,
그날은 뭔가 달랐다.


등원길 내내
물이 가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가방 바닥과 손잡이에
젖은 흔적이 번졌고,
내 마음도
그 물방울처럼 조용히 무거워졌다.


‘물병을 제대로 닫지 않았구나.’


집에 돌아와
젖은 옷을 조심스레 벗기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옷으로 갈아입혔다.


젖은 가방과 물병을 닦으며
다시 물을 채웠다.
시간은 자꾸 등을 밀었고,
마음은 그보다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둘러 어린이집으로 향했을 때,
어린이집 바로 앞에서야
낮잠 이불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또 실수했구나.’

잠깐 멈춰 섰다.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침에 달려 나왔던 그 길을

이번엔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달렸다.


서늘한 바람 사이로
내 부족함과 미숙함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서투름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이 모든 순간은
너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루라는 걸.


조금씩 아빠가 되어가는 나와,
한 걸음씩 세상과 눈을 맞추며
조금씩 자라나는 너.


나는 너의 작은 그림자에 발을 맞추며
서툴지만 다정하게,
하루라는 길 위를 함께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