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러운 삶의 역습
집을 청소하고, 커피 한 잔을 내렸다.
잠시 여유를 누리며,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있던
그때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님, 혜주 열이 너무 많이 나요.
얼른 오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손이 덜덜 떨리고, 마음이 단단히 조여왔다.
아침까지만 해도,
아빠랑 율동을 따라하며 웃던 아이였는데.
전화를 끊자마자,
그냥 빛처럼 어린이집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선생님께 묻자,
“낮잠을 재우려고 안아보니
열이 나는 것 같아서
재봤더니 38.7도예요.”
라고 하셨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선생님 품에 안겨 있는 혜주의 몸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받아들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생각 없이, 숨도 제대로 못 쉬며
무작정 차를 몰았다.
어떻게 도착했는지도 모르겠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점심시간이었다.
아직 2시까지 지금은 1시...
한 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다.
그제야 정신이 조금 돌아온 나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침착하게 말했다.
“우선 집에 있는 챔프 시럽 먼저 먹이고,
열 체크해봐. 내가 병원 예약해둘게.”
일단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집에 도착해서
작은 입에 약을 조심스레 넣어주었다.
아이는 힘없이 눈을 감고,
내 품 안에서 조용히 숨을 쉬었다.
떨구어진 그 작은 고개를 바라보며,
아빠의 마음도 함께 툭,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시럽을 먹고, 아이는 잠시 잠에 들었다.
작고 뜨거운 이마를 어루만지며,
나는 조용히 아이의 숨결에 귀를 기울였다.
가늘고 느린 호흡,
이따금 터져 나오는 신음 같은 숨소리에
심장이 자꾸만 덜컥거렸다.
‘괜찮아질까? 지금 이대로,
잠든 채 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뜨거운 아이의 이마를 만지며,
나는 내 손이 왜 이리 뜨거운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두려움 그 자체였다.
작은 손을 꼭 쥐고 있으면서도,
숨결이 약해질 때마다
나는 숨을 멈추고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눈꺼풀은 감긴 채 미동도 없고,
가슴은 오르내림 없이 고요해 보였다.
‘지금 자는 게 맞는 거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아이의 숨결에 맞춰,
아빠의 가슴도 조용히,
그러나 더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그날의 오후는,
커피 향이 머물던 거실엔
이제 불안과 두려움만이 남아
아주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