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출근중,아빠는 육아중(8화)

아픈 네 곁에, 우리라는 이름이 있다

by 송필경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순간,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괜찮아? 지금 바로 갈게.”

짧은 한마디.
그 말 안에 담긴 다급함과 사랑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아이의 열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카시트에 눕혔다.


작고 뜨거운 몸이
그 안에서 조용히 식어가길 바랐다.


차 안의 공기마저
숨죽인 듯 조심스러웠다.


문을 닫고,
시동을 켰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병원으로 향했다.


시간은 흐르는데,

가슴속 초조함은 점점 무게를 더했다.


차창 너머로 스치는 풍경이
희미하게 흔들릴 때쯤,
병원에 도착했다.


아내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직장에서 조퇴하고 달려온 얼굴엔
피로와 걱정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진료 시간이 되어
세 사람,
우리는 한 병실로 들어섰다.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따뜻했다.

“돌발진입니다.
돌 무렵 아이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해열제를 먹이면 곧 괜찮아질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말없이 참고 있던 눈물이
금세 눈가에 맺혔다.


결혼 8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도했던 시험관 시술,

그 끝에 어렵게 만난 이 아이.


그 소중한 존재가
아프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자책과 안타까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때,
아내가 내 손을 꼭 잡았다.

“괜찮을까... 나도 너무 걱정돼.”

그 말에
나도 함께 흔들렸지만,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이 순간 흔들려선 안 된다는 마음이
나를 붙들었다.

“걱정 마. 내가 있으니까.
우리, 함께니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내 말에 아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약을 먹고,
시간이 흐르자
아이의 이마에서
뜨거움이 서서히 걷혀갔다.


잠든 아이의 숨결은
조금씩 고르게 변했고,

그 작은 온기에
우리도 안정을 찾아갔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불안한 밤을 지나왔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가족이라는 건,
완벽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해주는 마음 안에서
비로소 완성되어 간다는 것을.


오늘도,
우리는 그렇게
진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