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3화)

23화-작은 손이 만든 기적

by 송필경

너의 발걸음이
하루하루 익숙해질수록
우리의 일상도
조금씩 달라졌단다.

작은 신발을 벗고
조용히 제자리에 놓을 때면
우린 서로 말없이 눈을 마주쳐.
‘어쩜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마음이 먼저 웃곤 하지.

기저귀를 갈아준 뒤
작은 손으로 그것을 꼭 쥐고,
기쁜 듯이 성큼성큼 걸어가
휴지통 앞에 도착할 땐
칭찬받을 걸 아는 아이처럼
볼이 발그레해지곤 했지.

빨래를 널 때면
엄마와 아빠 사이에 서서
작은 옷가지들을
후다닥 건네주는 너.
서툴지만 재빠른 그 손짓엔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