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송의 밤, 기억의 플레이리스트 1화

김건모-어제보다 슬픈 오늘(우디 리메이크)

by 송필경

-그날,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그녀는 울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붙잡지 않았다.


우리 사이에 무너져 내린 침묵은
어떤 말보다 슬픈 작별이었다.


햇살은 여전히 창밖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그날따라 우리의 그림자는
유난히 길고,
이상하게 무거워 보였다.


우리는 커피잔을 앞에 두고,
숨만 골랐다.

말이 오가지 않아도,
마음은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조심스럽게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다.


말을 꺼내면 무너질 것 같았다.

눈을 마주치면
모든 감정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어제는,
적어도 싸울 수 있었다.


오늘은,
싸움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이 더 슬펐다.


당신이 식탁 위에 올려둔 머그잔.
그 안엔 어젯밤 마시다 남긴 커피가
한 모금도 줄지 않은 채 식어가고 있었다.


말라버린 거품 위로
창문 틈 햇살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이별이 꼭 그런 모습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를 잃고,

조금씩 식어가는 마음.

그녀는 옷을 입고 천천히 문 앞에 섰다.

두 손을 가만히 모은 채,
마지막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낯선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건강해.”

그 말이 내 마음 어딘가를
날카롭게 스치고 지나갔다.

평범한 인사가
이별이 되는 순간이
이토록 아픈 말일 줄은 몰랐다.


그녀는 조용히 돌아섰고,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을 사람처럼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멀어졌다.


닫히는 문소리조차
그날은 유난히 조용했다.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남기고 간 공기와 침묵 속에서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아무 것도 듣지 않은 채.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가끔은
헤어짐을 말로 하지 않아도
이별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그저 식어가는 커피처럼,
그저 흘러가는 시간처럼,
자연스럽게, 조용히
멀어지는 방식도 있다는 것을.


오늘은,
어젯밤보다 훨씬 더 슬펐다.


붙잡을 힘도,
미워할 용기도 남지 않은 채
그녀는 떠났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이름조차
마음속에 꺼내기 힘들어졌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람 없는 오늘이
어제보다 더 보고 싶은 날이었다.



당신에게도 이런 날이 있었나요

울지 못해서,
말하지 못해서,
더 오래 마음에 남은 이별.

시간이 흘러도 문득 찾아오는 그날
그 계절, 그 눈빛,
그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마음 어딘가에 살아 있진 않나요?


또 어떤 이별노래들이 공감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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