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깐 7

생활의 철학.

by 송필경

가격표가 보이지 않는다.


기름이 떨어졌다.
목적지는 아직 먼데,
이제 바닥이다.

휴게소에서 넣었어야 했는데,
지나친 후회가
머리를 눌렀다.

조금만 더 가면
이 고속도로를 벗어날 수 있을 텐데.
다행히 벗어났다.
하지만 주유소는 보이지 않는다.

다급해진다.
차의 엔진도
숨을 몰아쉰다.

이젠 정말
더는 안 될 것 같을 때
멀리서 보이는
주유소 간판.
그 순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판처럼 보였다.

항상은
가격표부터 봤던 나였지만
지금은,
그 기름 가격이
보이지 않는다.


주유소가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작가의 말

- 기름은 바닥이었고, 정신은 현실을 주유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