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들
약속 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배가 뒤틀린다.
그냥 좀 불편한 줄 알았다.
근데 아니다.
이건...
곧 무너질 수도 있는 수준이다.
식은땀이 흐르고
눈은 화장실 간판을 찾는다.
길 위의 모든 간판은 치킨집이고,
마실 곳도 많지만
그 ‘한 곳’은 없다.
화장실
저 멀리 반짝이는 구조물,
가까이 가보니
문은 잠겨 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판단은 끝난다.
돌아간다.
집으로.
나는 갑자기 육상부 출신이 된다.
다리가 무겁지만
마음은 빠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계가 움직이길 기다리는데
사람은 참을 수 있어도
기계는 느리다.
식은땀 + 눈물.
…결국 살아 돌아왔다.
평범한 날,
너무 인간적인 하루의 기록.
그날의 나는 진심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다시 배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