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4

혼자서 해 본 생각들

by 송필경

손톱

나는
무딘 듯 보여도
한때는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잘려도
아프지 않다,
조용히
다시 자라날 뿐,
익숙한 자리에서.

남들은
나를 귀찮아하며
언젠가
툭, 부러뜨린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어딘가에 걸려
스스로
금이 가고 만다.

잉여라 불리는 것도
익숙하다 남아있지만
필요치 않은 존재.

그럼에도
가끔은,
내가 길어진다는 것이
살아 있음의
작은 흔적 같아진다.

혹시 몰라,
누군가에겐
필요한 조각일지도.

그럴 때면
나는 가장 단정한 순간,
아픔 없이
조용히 잘려 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사라짐을
천천히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