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15

아이에 시선

by 송필경

망치와 펜

한 아이가 말했다.
“나, 대통령이 될래!”

아이들이 깔깔댄다.
장난치지 말라며,
공부도 못하면서 무슨 대통령이냐며.

다른 아이가 말했다.
“난 토르가 될래.”

아이들이
“우와!”
눈이 반짝인다.

아이들 눈엔
망치를 휘두르는 토르가
서류를 넘기는 대통령보다 훨씬 세다.

나도 생각해봤다.

토르는 하늘을 가르고
외계인도 때려잡는다.
나는 그때,
힘과 상상은
때로 현실보다 훨씬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문득,
아이들의 눈빛이
작은 등불처럼 내 마음을 비추었다.


그 빛 속에서,
망치와 펜은 서로 닮아 있었다.


한쪽은 부수고,
한쪽은 세우지만,
둘 다 세상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