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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7화)

27화-너의 태명은

by 송필경

혜주야,
네가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우리는 너를 **“성탄이”**라고 불렀어.
왜냐면, 너는 성탄절에
조심스레 이 세상에 존재를 알려줬으니까.

그날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작은 두 줄의 선이
우리를 단숨에 엄마와 아빠로 만들어줬고,
그 순간부터 우리는 매일 너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쏟았단다.

“성탄이야, 오늘도 잘 있니?”
“아빠야, 엄마야. 우리 곧 만나자.”
그렇게 하루하루 너에게 말을 걸며
작은 생명이 자라나는 걸 기다렸지.

성탄절, 그날은 이제
세상 모든 축복의 의미를 담은 날이 되었어.
단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 시작된 진짜 기념일이 되었지.

너를 만나고 처음 맞은 성탄절,
우리는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단다.
작은 손을 잡고, 불빛 아래서
함께 웃는 그 순간
우린 처음으로
진짜 ‘하나’가 된 것 같았어.

세상의 수많은 기념일 중에서
성탄절만큼 따뜻한 날이 또 있을까 싶단다.
넌 우리에게 그런 존재야.
오래 기다린 선물이자,
그 누구보다 소중한 빛이야.

딸아,
그래서 너의 이름 앞에
늘 ‘기적’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어.
너는 우리 삶을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기적 같은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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