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위의 마음
씨앗을 뿌렸다
한 줄로 피어나길 바랐다
물결이 왔다
그러나 내가 그린 모양과 달랐다
나뭇잎이 떨리고 바람은 조용히 흘렀다
깨달음은 물 위에 내려앉고
나는 손을 대지 않았다
깃털 하나처럼
마음 위를 스쳤다
내 기도는 솔직했다.
심지어 로또 1등까지 포함했다.
“이번 주 이 번호로, 꼭 당첨되게 해 주세요.”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정답처럼 이루어지길 바랐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구석에는
“하나님, 이번만은 제 뜻대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소심한 부탁도 있었다.
응답은 왔다.
하지만 내가 그린 모양은 아니었다.
하나님은 내가 정한 답이 아니라
조금 엉뚱하고, 때로는 더 깊은 방식으로 응답하셨다.
아마 내가 원하던 당첨보다
내 삶에 더 필요한 깨달음을 담으셨을 것이다.
손끝이 가볍게 떨렸고,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컵에 남은 물을 한참 바라보았다.
햇살이 천천히 흘러 들어오고,
문틈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었다.
출근길 발걸음,
길가의 잎사귀,
주전자에서 피어오르는 김까지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응답은 이미 와 있었지만, 나는 바로 붙잡지 못했다.
대신 손을 대지 않았다.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다.
흔들림을 그대로 두고,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조용히 지켜보았다.
깨달음은 갑작스럽지 않았다.
어느 순간 알아챈 것이 아니라,
조용히 스며든 것이었다.
손끝에는 남지 않았지만,
내 안 깊은 곳에는
분명한 자국을 남겼다.
손을 대지 않은 흔들림 속에서,
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조금 느리게 이해하고 있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편 46:10
오늘도 손을 대지 않은 흔들림 속에서,
마음을 조용히 맡겨보세요.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이미 응답은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