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 공기 속 먼지처럼
익숙한 발걸음이 스며 있다.
악수로 전해지던 힘,
눈빛 속 은은한 격려,
짧은 말 한마디조차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조용히 자취를 남긴다.
햇살이 바닥을 스칠 때
그 손길은 그림자가 되어
내 마음 한쪽을 스치고
숨죽인 울림으로 남는다.
계단 모퉁이, 의자 틈 사이,
조용히 스쳐간 작은 발자국,
그 모든 것이
바람결 속으로 스며들어
오늘도 나를 살짝 흔든다.
보이지 않아도,
남겨진 온기와 흔적 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분의 발걸음을 따라 걷는다.
매주 교회에 오시던 은퇴 장로님이 계셨다.
예배 전 복도를 지나갈 때면
누구에게나 악수로 인사를 건네며
“오늘도 힘내십시오.”
짧지만 단단한 손끝과
반짝이는 눈빛 속에는
말 없는 격려와 신뢰가 담겨 있었다.
나에게도 그 손길은 특별했다.
하루의 무거움과 마음속 피로가 있어도
장로님의 단단한 손길 하나로
조용히 살아갈 힘이 조금씩 생기곤 했다.
그러던 어느 주일, 주보를 넘기다
그분의 이름이 소천 소식으로 올라와 있었다.
익숙한 발걸음이,
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손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조용히 마음을 흔들었다.
나는 지난 순간들을 떠올렸다.
예배 전 복도에서 스쳐 지나던 작은 손짓,
주머니 속 책자를 건네던 배려,
힘 있게 잡아주던 악수 하나하나.
그분은 말없이, 그러나 확실히
우리 삶 속에 스며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남겨진 온기와 흔적은
오늘도 나를 스치며 흐른다.
떠난 사람도 그가 남긴 손길과 마음은
우리 곁을 흐른다. 작은 친절과 조용한 배려,
말없이 전해진 온기 속에서 삶의 흔적과 은혜를 발견한다.
오늘도 나는누군가에게 조용히 손길을 건네며
그 흐름 속에 머문다.
“선을 행함과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 히브리서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