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세상에 중심에서 외치다. 훔치지 않았다고
지갑이 없어졌고,
범인은… 아니, 용의자는 또 나였다.
아내는 단호했다.
“당신이 썼지?”
나는 컵에 물을 따르며 말했다.
“아니라니까? 진짜 아니야.”
하지만 그녀는 수사관처럼,
과거 전력을 들이밀었다.
“전에 한 번 썼잖아.”
“그때는 그때고~~~~이번은 아니야”
억울했다. 정말 억울했다.
아내 지갑에 손 대는 순간,
전에 당했던 수모가 있기에..
그날이후에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나는 두 손 들고 말했다.
“나 진짜 안 썼어. 믿어줘.”
“좋게 말할 때 내놔. 지금 내면 열 대를 다섯 대로 깎아줄게.”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그렇게 무죄를 외치며
소파에 반쯤 파묻혀 있던 그때,
우리 딸이 장난감 상자를 뒤적이다
무언가를 꺼냈다.
“엄마!” 짧은 옹알이....
작은 손에 들린 건,
바로 문제의 지갑.
아내는 지갑을 받아 들며,
갑자기 텐션이 올라갔다.
“와~ 우리딸~ 엄마 지갑 찾아줬쪄요~
천재다~ 우리 공주님~”
……그럼 나는?
방금까지 누명을 쓰고,
억울함에 울부짖은 나는 뭐냐고.
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니까…나 열대 맞을뻔했어”
아내가 말했다.
“아니, 그럼 좀 더 단호하게 얘기하지 그랬어?
근데 안 맞았잖아. 됐지 뭐~”
그렇게 오늘도
딸은 귀염뽀짝한 영웅이 되었고,
나는… 범죄 의심자 1순위에서
잠정 보류된 상태다.
무죄인데 자꾸 유죄처럼 살게 된다.
그래도 뭐,
딸이 웃으면 다 괜찮긴 하다.
…진짜 괜찮은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