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내와 작은 시트콤.(11화)

11화-사랑받는 자리에 눕기 위해, 누군가는 굴러야 한다.

by 송필경

그날 밤, 나는 굴러 떨어졌다
그리고… 아기를 위한 희생이 완성되었다.


우리는 저상형 침대를 샀다.

아기를 위해.

낮고 폭신한 침대 위에
가족 셋이 나란히 누우면
포스터처럼 평화롭고 따뜻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날 밤, 아내가 말했다.
“자기야, 좀 떨어져 봐.”

애기가 떨어져도 괜찮나보게,

응?
갑자기? 왜?

나는 말했다.
“싫어.”

그랬더니…
그녀는 말없이 나를 밀기 시작했다.
발로. 아주 자연스럽게.


연애 시절,
“나 힘없어…”
과자 봉지도 못 뜯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남편을 정확한 각도와 엄청난

힘으로 밀어냈다.


나는 버텼다.
가장의 자존심,
남편의 체면,
아버지의 무게중심을 지키며.


하지만 결국—

툭.

나는 굴러 떨어졌다.

나의 상태을 보더니,

안심한 듯 아내와 아기가 편안히 누웠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내 위치가 낮아서가 아니다.
사랑이 식어서도 아니다.

이건, 아기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다.


그래, 나는 떨어졌다.

절대로 절대로

힘으로 진게 아니다.

그것은 헛된 추락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아이의 평온한 잠을 위한,
아빠의 자발적 낙하였다.


결심했다.

오늘부터 운동 시작하련다!!

복수의 그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