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8화)

8화-너의 이름은 말이야

by 송필경

아빤 정말 수도 없이 고민했단다.
작명가에게 맡길까? 한자 뜻을 볼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
"그래, 내가 공부해서 직접 지어보자."

사실 네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아빤 머릿속으로 수없이 이름을 만들어봤어.
기억, 니은, 디귿… 아야어여…
조합하고 또 조합했지.
심지어 산책하면서도 이름 짓는 연습을 했단다. 엄마한테 매번 물어봤어.
"이건 어때?"
"음... 그건 좀..."
답이 안 나왔지.

한 번은 아빠가 농담처럼 말했어.
"대전에서 낳았으니 송대전 어때?"
"아니면 엄마고향이 군산이니까 송군산?"
"우리 성 합쳐서 송연홍도 있지!"
엄마가 말했지.
“애 이름 가지고 장난치지 마.”
아빠는 그날 살짝 삐쳤어. 근데 뭐… 맞는 말이긴 했지.

그래도 포기 못 했어.
작명 어플도 깔아보고 이 이름, 저 이름 조합해서

평가해서 점수가 조금만 낮아도

그 이름은 정이 안 가더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