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봄날은 간다

술에 취한 어느 날의 일기

by 유랑

이해가 필요했던 건 상우가 아닌 은수였다.

19살,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그저 은수가 나쁘다고만 생각했다.

24살, 다시 봤을 때는 은수가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추측만이 가능했다.


이제야,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상대에게 내 마음을 다시 돌려받은 오늘, 다시 본 영화에서

상우는 이전과 같았지만

은수는 이전과 다르다.


같은 작품을 보지만

내가 간직한 그 경험들,

그 차이에 따라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은수를 욕해서는 안된다.

은수도 상처를 가진 존재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지금의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쁜 사람은 없다.

단지 더 상처받고, 상처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존재할 뿐이다.



그 어떤 사랑에도 나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는 사람만 존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