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평생 한 사람과 함께한 시간들

첫 사랑과 끝 사랑의 시작

by 셔니

남편과 나는 2010년에 교회에서 알게 된 사이다.

그전에는 교회에서 그저 친숙한 누나와 동생 사이였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계기는?


난 사람을 볼 때 저 사람이 가진 ‘진짜’ 모습이 궁금하다.

과연 저 사람의 ‘진짜 저의’는 무엇일까? 하지만 겉으로는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그저 속으로만 궁금해할 뿐..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남편을 정말 남자로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냥 교회에서 잘 보이는 순박한 이제 갓 20살이 된 순수한 고등학생을 갓 벗어난 초청년의 싱그러움만 느꼈을 뿐..

그러다가 우연히 간 봉사활동에서 남편을 마주쳤고, 어쩌다 보니 같이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어른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뭔가 내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훨씬 순박하고 정이 많아 보였다.

그때까진 그게 다였다.


그러다 집에 오는 버스에서 봉사활동에 관한 확인서를 받았는데 그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

“이거 확인서 받는 거야? 난 필요 없어”

여기서 난 그에게 반해버렸다.


봉사활동의 목적은 당연히 봉사가 맞지만, 당시 대학생이고 한창 스펙에 목말랐던 난 봉사활동을 했다는 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곳에 온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목적으로 온 대학생들이었고, 대부분 확인서를 받아갔지만

그는 확인서 자체를 모르고 봉사활동 지원을 한 것이었다.


이게 그의 첫 모습이자 지금의 모습.. 그대로다.

그는 무슨 일을 할 때 그 일의 그 목적 자체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다른 꿍꿍이와 속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봉사를 하면 다른 봉사, 교회활동을 하면 신앙, 공부를 하면 성적도 있지만 학문 자체에 흥미가 있었다.

처음엔 ‘쟤 뭐 돼?’라고 생각하다가 점점 ‘쟤 좀 멋있네’로 바뀌더니 어느덧 내 마음엔 그가 잔뜩 들어왔다.



그렇게 나는 남편을 짝사랑 아닌 짝사랑하게 되었다.

꽤 오랜 기간 남편을 좋아했지만 남편은 아직 군대도 안 간 새파랗디 새파란 20살의 푸릇푸릇한 새싹이었다.

그래서 고민이 되고, 고민이 되었다. 과연 난 저 남자와 어디까지 인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

나도 당시엔 풋풋한 21살이었지만, 남편을 보면서 아마 내 먼 미래까지 함께 할 사람으로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둔 것 같다.


-대망의 고백날-


결국 일을 저질러 버렸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를 좋아하는 걸 숨기기에 이미 마음이 너무 커져 누구에게나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게 보일 정도였으니까.


1년간의 팀모임이 끝난 어느 날 나는 그에게 팀모임이 끝난 후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된다고 했고 우린 꽤 늦은 저녁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대뜸 말했다

“나 너 좋아한다”

그는 당황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

“나도 누나 좋아해 ”

뭐야.. 그런 거였어? 그런데 왜 말을 안 한 거야?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누나를 좋아하지만 난 곧 있으면 군대를 가게 되는데 사실 군대를 기다리게 하기 부담스러웠어.. 그래서 제대 후에 고백하려고 했지”


응? 이게 무슨 말이야 방귀야....

그는 ROTC를 지원하고 합격했기 때문에 군대를 가면 최소 3년에서 5년은 걸리는 일인데 그 후에 고백하려 했다고?

무슨.... 자신감이지? 그때 내가 솔로이거나 그때까지 그가 맘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물, 물론.. 기다리긴 하겠다만 (그전까지 그보다 멋진 남자가 없다면)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3년에서 5년을 무슨.. 장난도 아니고


곧바로

내가 말했다

“싫어! 그냥 지금 만나!!”

그는 당황했지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2011년 8월에 우린 1일이 되었고

여름이었다고 한다.


우린 2011년 여름에 만나서 2025년 겨울까지 서로의 첫사랑으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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