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출석 이름을 부르며 나름 기억하려 애쓰지만 너무 똑같은 일란성쌍둥이는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강사라는 직업 특성상 여러 곳의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름과 아이들의 특징과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가장 먼저 되어야 수업 진행이 정해진 시간에 원만하게 진행이 된다.
대집단 수업이라서 교실 중심 교사 책상에 앉아서 전체 아이들을 통솔해야 하므로 말로써 아이들의 삐뚤어지는 활동 자세를 바로잡는다.
"지우야 다리 꼬지 않아요! 승우야 허리 펴세요!"라고 하며 표정은 밝게 목소리는 부드럽게 마음의 눈은 냉철하게 관찰하며 지도한다.
그랬더니 어떤 친구가 "선생님은 눈이 몇 개예요?"라고 묻는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기에 "선생님은 눈이 8개는 될걸? 원래 눈 2개에 머리 뒤 2개, 등뒤 2개, 마음속에 2개 합쳐서 8개 "라고 말하면 깔깔 웃는 아이들이 농담인 줄 알지만 뭔가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에도 내가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답이다.
그런데 이렇게 이름을 불러주려고 해도 쌍둥이들은 정확한 구별이 힘들어 확률 50%를 걸고 이름을 부르면 가끔 찍어서 맞춘 답처럼 순간은 기분이 좋지만 공부 안 하고 찍은 문제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풀이된다.
매 수업 때마다 쌍둥이들의 특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데 겪어보며 느낀 점은 보이는 외모에서 찾지 말고
그 친구들의 성향을 관찰하고 수업 태도와 작품 속 표현활동에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기가 지나갈수록 완성되는 작품을 보면서 쌍둥이들의 활동 중 색깔 선택과 만들기 성향을 우선지켜보았다. 쌍둥이들은 좋아하는 색깔 성향이 좀 비슷할 때도 있으나 자기 성격에 따라 표현대는 방식은 달랐다.
6명의 쌍둥이 3팀인 이 친구들과 학기를 보내는 동안 관심을 갖고 그 친구들의 작품을 관찰해 보았다.
세원이와 세경이는 이란성쌍둥이로 남자와 여자 친구인데 조용한 성격이며 둘 다 차분하게 집중하며 만들기를참 잘한다.
특히 여자 친구 세경이는 손끝이 아주 발달되고 만들기 감각이 뛰어난 친구였다. 어떤 수업에도이해력도 좋고 중심 활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파스텔 색깔의 차분하면서 예쁜 색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작품을만드는 솜씨가 훌륭했다.
세원이도 일반 다른 남자 친구들보다 섬세한 편이고 자기가 구상하고 표현하는 기준이 분명하며 자기 생각을 스스로 잘 표현한다
수업 시간에 둘 다 서로에게 관심은 없는 편이나 특이하게 좋아하는 색상을 골라야 하는 순간이 되면 거의 비슷한 색깔을 선택했다.
리나, 리아라고 하는 일란성 여자 쌍둥이 친구는 정말 똑같이 생긴 친구다.
구별할 수 있는 힌트는 얼굴에아주 작은 점이 있어서 구별할 수 있다고 담임 선생님께서 알려 주셨지만 너무 닮아서그 점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리나와 조용하고섬세한리아의 성격으로 구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도 한 교실에 있어도 서로 도와주거나 서로에게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다.
반면 좋아하는 색깔, 모양의 형태가 비슷했으며 각각 떨어져 앉아 있어 서로의 작품을 보지않았는데 고양이, 동물 캐릭터를 둘 다 무체 좋아해서 작품 속 이야기에 등장을 잘하고 표현하는 스타일이 비슷했다.
이 친구들은 둘 다 소근육이 발달되어 있고 점토 놀이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들이었다.
해온이와 강온이라고 하는 일란성 남자 쌍둥이는 각각 다른 반에서 활동에 참여를 했다.
반은 달라도 얼굴과 성향이 너무 똑같아서 1년이 다 되어가도 이름이 헷갈려서 출석부를 보고 확인할 때가많았다.
가을학기에 손끝 감각놀이로 작고 섬세한 가을 나무를 표현하는데 앞반에 수업을 먼저 한 해온이가 너무 꼼꼼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조화롭게 잘 표현해서 강온이가 있는 반에 가서 도입 설명을 할 때 해온이의 작품을 보여 주며 공개 칭찬을 해주니 너무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위의 두 쌍둥이와는 달리 남자 쌍둥이들은 의리도 있고 서로 의지하는 멋진 모습이 있는 듯했다.
서로 다른 색의 나무색을 선택했지만 꼼꼼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둘 다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해온이의 나무가 더 크고 강온이는 조금 작지만 둘 다 표현기법은 비슷하게 완성되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날 때면 해온이는 활동 후 교실에 남은 점토를 집에 가져가고 싶다고 하면 늘 더 챙겨주며 강온이와 함께 놀이하라고 하면 미소로 인사하는 부끄러움이 많은 귀여운 친구였다.
이렇듯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쌍둥이 친구들의 구별을 위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관찰하고 정확한 파악이 되면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져서 쌍둥이라는것을 잊고 개인별로 똑같이 활동을 하게 된다.
쌍둥이 이야기를 쓰면서 나에게도 사랑스럽고 예쁜 쌍둥이 조카가 있다.
그 조카가 태어나기 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써보려고 한다. 메인 사진에 올라와 있는 사진 속 주인공이 쌍둥이 조카 하은, 하율이다.
내 여동생은 30대에 유학을 가서 공부하고 영어 어학원 원장을 하다가 결혼 계획 없이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는데 소개로 만난 제부와 2017년 2월 40살에 늦은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이 안되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해 나는 추석 때시댁에 내려가 마당 텃밭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다가 빨간 쌍고추를 하나 땄다.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시댁 가족들에게 보여 주었고 임신이 안된 친정 여동생에게 선물을 줘야겠다고 해서 신문지에 잘 싸서 보관을 해 두었다.
서울에 올라와서 짐정리를 하는데 갑자기 고추가 안보였다. 그때 작은 형님이 전화가 왔다.
"동서야! 빨간 쌍고추가 우리 집에 왔어!"라고 하는 전화였다. 시댁에서 싸 온 고추 봉지가 작은 형님네 거랑
바뀌었던 거였다.
그게 뭐라고 형님네 집에 방문해서 그 고추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여동생에게 선물로 주었고 여동생은 너무 소중하게 작은 상자에 보관을 해 두었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여동생이 임신했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딸쌍둥이라는대박 뉴스도 함께 전했다.
나이도 많은데 늦게 결혼해서 하나라도 낳아서 잘 키우자 했는데 쌍둥이라니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고 언니와 나는 아들만 둘을 낳았는데 딸이라는 소식에 더 반가웠다. 40이 넘는 나이에 출산하면 힘들 텐데 아들보다 딸이 힘이 덜 들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그런데 자연 쌍둥이는 유전 확률이 높다고 하고 모계 쪽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 우리 집 외가 쪽이나 친가 쪽에는 쌍둥이가 없어서신기하다고 생각하고 마냥 동생이 복 받은 걸로 우린 그렇게 받아 들었다.
우연찮게 친정엄마에게 쌍둥이는 유전이라고 하던데 우린 없는데 신기하다고 이야기하니 그제야 친정엄마가 당신이 쌍둥이였다는 사실을 말했다.
6남매 맏딸인 엄마는 위로 외삼촌이 한분이 계셨고 그 밑에 엄마가일란성쌍둥이로 태어났고 한 명이태어나서 얼마 안 되어 죽었다고 했다.
엄마에게 왜 그런 말을 안 했냐고 물었더니 옛날에는 뭐 그리 좋은 일도 아니고 아주 오래된 일이라 당신도 거의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언니도 아들 둘 다 임신초기에 검사를 하면 쌍둥이가 나왔는데 시간이 지나 검사를 다시 하면 쌍둥이가 아닌 하나만 있었다고 했다.
그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찍 결혼한 언니도 어렸기에 그럴 수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한다.
쌍둥이를 임신하고 키우면서 무척 힘들어했고 여동생이 너무 기특할 만큼 대견했다.
쌍둥이를 가까이에 있는 동생이 키우는 모습을 보니 그냥 눈으로 봐도 너무 예쁘고 신기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피땀 어린 노력과 정성이몇 배 이상 더 들어가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지나가는 쌍둥이들을 보면 아이들만 보고 예쁘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내 동생이 육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아이들보다 키우는 부모가 더 대단하고 훌륭하게 느껴졌다.
늘 궁금했던 점이 쌍둥이 가족들은 저렇게 잘 구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내 조카가 태어나니 일란성이라 하더라도 아기 때부터 봐서인지 한눈에 쉽게 구별이 가능했다.
같지만 다른 느낌이며 한 명은 엄마 닮고 한 명은 아빠를 닮은 듯한 분위기와 둘의 성향은 차이가 있다.
아무튼 이런 쌍둥이를 낳은 동생이 마냥 부럽기도 하고 예쁘게 키우는 모습이 기특하다. 여동생은 활동적이고 긍정적이어서 출산휴가를 보내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예쁘게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또한 쌍둥이를 낳고 힘들게 키우면서도 쌍둥이 맘카페에 가입을 하고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는 비슷한 또래 쌍둥이 맘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혜롭게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