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의 주제에 확신을 갖고 가르쳐라! "
한해 수업을 마무리할 때쯤이면 그동안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열심히 만들면서 잠시 쉬어가는 수업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수업을 한다.
어떤 것이 있을까? 무작정 자유놀이라고 하면 7세 남자 친구들은 포켓몬 캐릭터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만들거나 여자 친구들은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주로 많이 만든다.
자유놀이의 장점은 아이들이 맘대로 놀이를 하며 폭넓은 과정을 자기 눈높이나 수준에 맞게 놀이를 한다.
그러나 아이들 중에 자유 만들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은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할지 망설이기도 하는
친구들이 간혹 있다.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작년 이맘때쯤부터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활동이 끝난 이후 주제를 선정할 때에는 들떠 있던 분위기를 조금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는 수업으로 계획을 한다.
"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양은 무엇일까? "라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면
" 하트! 별! " 이 두 개의 단어는 아이들은 잠시 생각할 겨를 없이 곧바로 대답이 나온다.
하트는 누구나 좋아하는 모양인데 특히 여자 친구들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모양이다.
물론 하트의 색깔은?이라고 물으면 당연히 핑크색!이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따라 나온다.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환하게 밝은 미소를 짓는다.
듣기만 해도 행복한 모양이고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모양이다.
"얘들아! 하트는 선생님이 수업 때마다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만들기 방법을 알려줬잖아!"
" 그 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모양은? " 별이요!라는 대답이 더 많이 나온다.
"우리가 가장 만들기 어려운 모양은? " 별이요! 이 또한 같은 대답을 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폭넓고 다양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공통점이 있다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성장하고 있고 어떤 친구가 빨리 이해하고 앞서 간다고 해서 뒤따라 가는 친구들에게 조금 늦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포기하게 할 수는 없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이해하지 못했고 요령을 알려주고 반복한다면 분명히 경험하면서 이해하고 스스로 완성할 수가 있다.
" 오늘은 색깔 별 놀이를 할 거야! "
아이들은 의아해하면서도 호기심이 가득하다. 별 만들기 쉬운데 라는 생각은 하지만 5개의 모서리를 균형감 있게 모양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균일한 세모 모서리가 5개가 만들어지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손이 도구의 전부이다.
초 집중해야 하고 나의 손끝 감각에 몰두해야만 한다.
6~7세 유아들에게 별을 만드는 방법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색깔 점토 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색을 선택하고 반죽놀이를 하고 접시를 만들어요!"
엄지 검지로 꼬집어 주면서 첫 번째 은행잎, 두 번째 고양이 귀, 세 번째 왕관, 네 번째 개구리 발바닥, 다섯 번째 불가사리~
이렇게 여러 모양을 꼬집어 주면서 나오는 모양들을 기억하기 좋게 이름과 연결하여 순서를 붙여주면서 만들면 마지막 단계인 불가사리 모양이 완성이 된다.
그런 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서 눌러주고 다듬어주고! 하는 방식으로 손가락 끝의 힘을 강약 조절을 하면서 반복해서 다듬어 주면 쉽게 별모양을 만들 수 있다.
수업내용의 추가적인 선물 같은 포인트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활동인 색깔 섞기는 맘대로 섞어도 되고 엄마별 위에 아기별이 올라가도 되고, 별에 무늬를 넣어도 되고 자유롭게 꾸며도 된다는 내용을 추가해서 알려주면 아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너무 규칙적이고 순서에 맞게 정형화된 틀에 아이들을 얽매이게 하는 것보다 적당한 규칙과 자유로움이 공존해야 더욱 재미있고 흥미가 있다.
이때 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그동안 별을 100개 정도 만들어 봤다고 자랑을 한다.
나는 눈감고도 만들 수 있어!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 보여줄까?라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네!라고 한다.
그럼 나는 잘 보라고 하면서 얼굴을 돌리고 눈을 감고 손끝에 집중해서 모양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감각을 살려서 별을 완성하면 아이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모양 만들기가 시작이 된다.
간혹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어떤 친구는 연습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나의 행동을 바로 따라 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한다.
한 명 한 명 만들기 방법을 알려주고 수업을 하던 중 7세 남자 친구 한 명이 별이 잘 안 된다고 해서 3번째 별까지 만들기를 반복해서 알려주면서 도와주었더니 4번째 별은 스스로 형태가 거의 완성이 되고 있었다.
" 재덕아!!! 너 발전하고 있어! 무척 잘하고 있어!"라고 했더니 5번째 별을 만들고 나서 선생님 성공했어요!라고 큰소리로 흥분하며 담임 선생님과 주변 친구들에게 자랑을 한다.
그런데 자랑을 할 때에도 정확하게 전달한다.
" 하나, 둘, 세 번째 별까지는 쪼물딱 선생님이 도와주셨고 4번째 별은 내가 발전해서 했고 5번째 별은 정말 스스로 성공했어요! "라고 콕 찍어 말한다.
세 번째 별까지 도움을 받을 때까지 아무 말 없었던 아이가 자기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서 그동안 도움을 받은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스스로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 친구는 별 박사가 되어 있었다. 나는 수업 중 친구들이 잘하는 행동이 나오면 친구들에게 박사라는 칭찬의 말을 자주 해 준다.
흥분되고 격앙된 목소리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더욱 열심히 만들고 끝난 후에도 남아서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이 친구들에게 하나는 정확하게 기억하게 한 것 같고 어른이 되어도 별 만들기 방법은 내가 알려준 방법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수업을 하게 된 계기도 얼마 전에 남동생집에 방문을 했는데 조카가 동네 클레이 공방을 다닌다고 했다.
고모가 점토 선생님이니 자기가 그동안 공방에서 만든 망원경, 수첩, 손거울, 시계 등을 가지고 와서 자랑을 한다. 작품을 보니 깔끔하게 잘 만들었지만 반제품에 폼클레이와 클레이가 붙여서 꾸민 작품들이었다.
잘했네~하고 칭찬을 하면서도 반제품을 너무 사용하는 수업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나 해서 조카에게 하트 만들 수 있어?라고 물어보니 아니요! 안 배웠어요!라고 대답을 한다.
그럼 별은 만들 수 있어?라고 하자 그것도 안 배웠다고 했다.
더 이상 질문을 하다가는 조카가 실망할 듯해서 관심의 방향을 돌렸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보이는 결과물을 쫒는 교육을 하다 보면 정작 필요한 기초 도형 모양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수업을 계획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만들 수 있는 수업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반제품에 알맞게 꾸며진 작품을 주제로 잡아서 수업을 하다 보면 이런 아쉬운 문제점이 생긴다.
나는 매일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기다림과 순수함을 배우고 아이들의 창작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요즘 교육은 예전과 달리 큰 작품을 가지고 오기를 기대하는 부모님은 거의 없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정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스스로 표현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을 또래 친구들과 함께 경험하고 부족한 테크닉이나 기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을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줄 때에는 강사의 소신과 확신이 중요하다.
이 글을 쓰면서도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어른인 우리들은 과연 어떤 모양을 좋아할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처럼 바로 답이 비슷하게 나올까?
아마 갑자기 침묵이 흐르고 어디서 음음음..... 고민할 것이고 마음속으로 왜! 이런 질문을 하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하며 주변을 의식한 대답을 고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