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여름 Aug 26. 2024

모든 감정은 결국 자기 삶을 사랑하기 위해 존재할 거야

내 감정의 임계점은 몇 도에서 끓고 있을까

감정, 시간, 돈과 같은 자원이 집중적으로 쓰이는 영역에서 여러분이 삶의 해상도를 높여가는 방식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생업 ∙ 직업 ∙ 학업, 부업과 같은 일과 사람 ∙ 건강 ∙ 취미 등 여가 속에서 인생이 좋은 화질로 선명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확대해 보아도 깨지지 않을 만큼 세밀한 화소로 출력되면 오히려 눈에 피로감을 가지고 온다고 하고요, 이미지를 기록하는 정보의 입력 ∙ 처리 ∙ 출력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밀도 높은 픽셀 수에도 고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정을 다루는 모습이 사진과 꼭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각자의 상황에서 유용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하는 마음은 같기 마련이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면 일어나는 감정의 얼굴은 다르게 나타나곤 합니다.

한 주 동안 건물 안팎의 온도차에 체온을 조절하는데 온 에너지를 소모하던 차에 반차를 쓰고 다녀온 병원과 공원입니다. 감정이 편안하려면 몸의 신호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휴일 미디어 아트 전시에서 만난 고흐는 귓가를 울리 외로움과 함께 작게나마 들리는 스스로를 부단하게 사랑하고 싶은 감정을 그림으로써 표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토록 온전한 휴식을 바라며 병원의 현관을 넘어 향한 침실에서, 돌아가는 해바라기빛 11개의 별이 빛나는 새카만 사이프러스 나무와 함께 서늘한 짙푸른 에 그린 꿈이, 지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평온과 위로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이 시대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이제껏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왔으면 그렇지 않은 순간이 찾아오는 게 당연해.

그러나 여전히, 조금이나마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위로는 남아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꿈을 꾸고 나의 꿈을 그린다.
-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그림과 편지들 中 -
숨 고를 시간을 비우는 것이 밀린 과제와 같았던 제가 일주일에 하루라도 쉬어가게끔 하는 주변 분들의 촘촘한 다정함이 저를 지금 이곳까지 설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사람과 상황에 느낀 감정을 화로 표현할 때, 영장류(인간)의 뇌에서 파충류의 뇌가 작동한다고 합니다. 머릿속 불안과 분노가 충동적인 반응으로 이어지면서 마치 거북이나 도마뱀이 된 듯한 순간이 찾아오곤 합니다.


그렇게 감정근로의 현주소가 찍힙니다.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들리는 것이 많아서 어떤 감정은 삼킬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변수라고 불리는 불확실한 것들은 어쩌면 여행과 닮아서 때론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오기도 하니까요.


우리가 표현하는 감정의 경험은 사진처럼 생의 기록으로 남고요, 우리의 마음이 노랑 · 파랑 · 보랏빛으로 어떤 색채를 띠고 있든 더 나은 방향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여러분 일상에 들고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지금 제가 사랑하는 풍경, 취미, 커피로 빼곡히 채워가는 기억의 조각들입니다. (단골손님만 사장님 머릿속에 남을 수 있다는데요, 저는 자신있답니다.)


여러분의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곧 여러분을 볼 수 있다면, 그때의 모습은 아는 표정일지 낯선 얼굴일지 관심을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나의 둥지가 되도록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비난이 아닌 성찰을 하는 사람이 될까요? 성찰은 자신의 마음과 지나간 일들을 반성하고 살핀다는 뜻이죠. 그렇게 살피려면 먼저 자기 마음부터 알아야 합니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싫어하는 나의 미숙한 모습이라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 봐야 합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죠.

- 나예랑 작가님(웃음을 주는 따뜻한 상담 심리사, 웃따),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中 -
이전 02화 여름 한가운데 대만의 중심, 타이베이에 왔다고(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