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생활이 끝나고
제법 익숙해진 업무, 편안해진 관행, 친근해진 사람들과 같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 포인트가 제로 베이스로 돌아간 환경으로 들어왔습니다.
한 달 반동안 일하는 곳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저의 일부를 발견하는 과정에 놓여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덕분에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자연스러운 저에게는 본업에서 처음 해보는 일이 주는 긴장감이 꽤나 반갑습니다.
함께 하게 된 동료들의 배려 덕분에 적응하는 과정이 즐거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여전히 저는 월요일을 토요일만큼 좋아하고, 출근길은 사람 구경길이며, 퇴근 전후로 시간을 내어 프로그래밍이나 운동을 합니다.
어쩌면 이직은 저를 소개하는 수많은 이름표 중 회사 명함 하나 정도를 바꾸는 것일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도가 명확한 기록이 모여 어느 날 우연히 힘을 보탭니다.
입사 3일 차부터 시작한 것은 업무일지와 인수인계받은 업무의 매뉴얼을 언제든 열어볼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급하게 적어둔 순간의 메모를 중요도를 나누어 정리하다 보면 잠깐 단어를 잡아두었을 뿐이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점도 찾아내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건 부장님이 해주신 말씀인데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혼자서 빨리 배운다고 온전히 배워지는 게 아닐 때도 있다고 합니다.
매번 새로운 잔 실수를 하고 바로잡기를 반복하는 걸 보니 저는 이제 직장에 적응하기 시작한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존 체계와 방식에 대한 존중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겪고 있습니다.
당장 눈에 안 보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앞사람, 옆사람, 뒷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무슨 이슈를 가지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물론 아직 함께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문제의 고민을 나누어볼 기회는 오곤 하더군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공적인 세계관에서 업무에 지장이 갈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사소한 것들을 흘려보내는 마음가짐은 스스로를 편안하게 합니다.
물론 저는 새로운 회사에서 경험치 많고 인정 가득한 선임과 동료들을 만나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시곗바늘을 그다지 넘어서지는 않습니다.
이직한 직장인과 사회초년생은 초창기 반성과 후회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처음 하는 실수는 본인에게만 크게 느껴지기도 하기에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친절한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자신에게 칭찬도 격려도 많이 해주세요.
깃허브처럼 브런치에도 잔디를 찍어보고 싶었지만 본업과 부캐로 현생을 사느라 생존신고만 남기는 중입니다.
연휴 내내 도서관이나 카페에 콕 박혀 마감을 치고 그중 하루의 일부는 바람을 쐬러 짧은 마실을 다녀오며, 뜻밖의 제안 메일에 답변을 쓸 준비를 마쳤습니다.
연초부터 더디게 나아가는 속도에 답답한 요즘 언제나 지름길은 없으며 지겹도록 꾸준하게 계속 나은 선택을 내리는 길이 저에게 잘 어울린다고 여겨집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장기전에 들어왔다면 여러분의 걸음에 진심을 담는 것이 결국 나를 지켜줄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승객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은 주변에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기 부끄러워진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람들이 속으로는 서로를 살피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말에 강한 돌풍이 예보되어 짧게 피고 지는 봄꽃이 아쉽습니다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게 아닐까 합니다.
- 지하철 2호선 열차, 25.04.11. 오전 8시 中 -
하루하루 살면서 용기 내지 못했던 일을 해보는 것, 하지 못했던 말 한마디를 건네 보는 것,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 그것이 양수인간의 본질이다.
어떤 분야에서의 실력 향상은 당신을 개성 있는 존재로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나는 심리학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또한 수영이 특기다.
둘을 합쳐서 보면 유일한 존재가 된다. 세상에서 한 사람의 존재는 결국 ‘다양한 경험의 합’이다.
- 최설민 작가님(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양수인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