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생활기 #19] 슬럼프가 온 것 같다
8월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지 않게 나왔다. 그리고 이제 정말 변호사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개념을 완벽하게 하고 더욱 공부해야 하는 시기인데 공부가 정말 안된다. 조금 우울하고 잡생각이 너무 많이든다. 사소한 말 한마디, 상황 하나에 왜 이렇게 예민해지는지. '초저출산 시대' 같은 다큐나 찾아보고 있다.
1. 성적은 순항 중
변호사시험을 향해 무난하게 달려가고 있다. 고독하고 우울하다는 핑계로 공부를 되게 안한 줄 알았는데, 그래도 신경을 쏟을 일이 공부 뿐이다보니 어찌어찌 공부를 하긴 한 것 같다. 그런데 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 못하는 게 문제다. 정말 공부가 안 잡힌다.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고, 부모님의 기대까지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내심 변호사시험 이후가 걱정되기도 한다. 또 있을 취직과 경쟁, 적응까지 부담이 된다. 부모님은 서울에서 정착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지방로스쿨 출신인 내가 갈 자리가 있을지도 모르겠고, 설령 일을 구한다고 해도 무거운 생활비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저 자식은 서울에서 생활하는게 좋다는 그 쉽게하는 말 자체가 좀 화난다. 그냥 시험 앞두고는 아무 말 안해주시면 좋겠다.
2.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요
우울감, 무력감 이 아무 도움 안되는 감정들에서 벗어나고 싶다. 일단 가장 정석적으로 달리기를 자주 하고 있다. 확실히 몸이 힘들면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좋다. 그런데 좀 부족하다. 더 강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고시생이라서 술을 먹을 수도 없고, 먹는 걸로 풀자니 당연히 몸이 축난다. 티빙도 구독해서 재미있는 콘텐츠도 봤다. 아. 볼게 없어서 요즘 우울한가보다. 오. 일단 원인을 찾은 것 같다.
3. 힘들 때는 역시 계획이지
공부하다보디 이렇게 안 잡히는 때는 역시 할당량을 정해놓고 하는게 낫다. 시간과 분량을 같이 세워야한다. 시간은 양적으로 보장하고, 분량은 질적으로 계획을 완성시킨다. 흠. 시간은 6시간, 분량은 객관식 200페이지랑 수업 예습하기 정도로 해볼까. 그래도 스터디라도 잡아놔서 아주 한 주를 놈팽이처럼 보내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힘들수록 습관이 버텨주는거지.
어렸을 때는 심오하고 깊이 있는 소설, 드라마가 좋았다. 그런데 이제 나이를 먹고, 사는게 힘들다보니 무거운 소재, 웃음기 하나 없는 스토리는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B급 소재가 차라리 낫다. 노래도 우중충한 내 현실과 다르게 밝고 경쾌한 노래만 찾게 된다. 수험생활이라는게 참 결과가 불확실하고, 또 혼자만의 싸움이다보니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치게 하는 것 같다. 만약에 누군가가 로스쿨 생활을 시작한다면, 큰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는 취미 하나는 가지고 가는게 좋다고 말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