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생활기 #22] 변호사시험을 한 달 남기고
모든 로스쿨의 수업은 종료했고, 이제 변호사시험만을 위해 달리고 있다. 공부를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힘들다. 시험에 대한 부담도 크고, 공부한다고 머리에 집어넣느라 머리는 쪼개질 것 같다. 변호사 시험 자체는 얼마나 가학적인지, 한과목당 2~3시간씩 하루에 2~3과목씩 4일을 시험보는데 컨디션 조절하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1. 시험 결과에 대한 압박감
시험을 잘봐야 한다는 압박감은 응시자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전교 1등도 시험이 걱정된다고 하니 나의 이런 불안함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쫒기는 꿈을 꾼다. 자연스럽게 불안하고, 자연스럽게 신경질이 난다. 이 과정 자체가 오래할 건 못되는 것 같다.
내 모의고사 성적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떨어질 성적은 아니지만, 또 안심할 성적은 아니다. 시험에서 수많은 변수가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 많이 머리에 집어넣고 시험장을 가야한다는 압박감은 분명히 있다.
2. 시험공부에 대한 고통
변호사시험은 공부할게 정말 많다. 공법, 형법, 민법 그리고 선택법까지. 진짜 내용에 판례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알수록 헷갈린다. 미묘한 차이로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어설프게 알았다가는 신나서 답안지를 쓰고 눈물 나는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기록형은 단순히 내용을 아는 걸 넘어서 형식이나 양식도 맞춰써야 하기에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시간을 정해놓고 기출문제를 풀어보는데 너무 힘들다. 그냥 문제집을 보는 것과 다르게 요구하는 형식의 문장으로 현출을 해내려니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지금 좀 자신이 없는데. 한달뒤에는 자신이 있을까.
3. 컨디션 관리의 어려움
내가 시험을 한 두번 쳐본 것도 아니고 나름의 요령이 있다. 시험에서의 컨디션관리는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나쁜 순간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은 먹는 것도 너무 매운 음식이나 날 것은 자제하고 있다. 시험때 식사 방법대로 시험 3주 전부터는 따라해볼 예정이다. 장건강을 위해 비빔밥과 후식 요거트, 아침에는 미생물이 없고 위생적인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잠 자는 시간도 조절해서 너무 늦게 자거나 일어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영양제도 챙겨먹고 있다. 정말 운동선수마냥 컨디션조절을 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 시간이 남은 이 순간에는 멘탈 관리도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문득 이렇게 불안함이 밀려온다. 약간은 긴장감을 주는 차원에서 좋지만, 무기력해질 정도는 아주 많이 곤란하다.
놀고 싶다. 공부하는 일상 자체가 힘든 건 아닌데, 하루도 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게 힘들다. 기분전환도 없는 와중에 공부페이스도 유지하고, 또 너무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게 멘탈도 관리해야 한다. 그냥 있을 때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 어떤 임계점에 도달하면 갑자기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점에서는 조금 시간을 써도 스터디를 하는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공부를 하면서 기분전환이 되니까.
암튼 잘 좀 하자. 못하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