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마도 내 몫을 한다

건강을 잃어가면서까지 애쓸 일 없는 때가 왔다

by 서의겸


아직은 수습 단계지만 열정과 평안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 건강을 잃어가면서까지 애쓰지는 않아도 된다는 타협점을 찾았다. 특히 이제 노화의 변곡점에서 내 몸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월급을 받으며 내 밥벌이를 한다는 것이 주는 안정감도 참 크다. 그렇게 가족들에게 내 몫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하는 일은 여전이 힘이 든다.


아직은 초짜라서 외부에서 주는 압박도 심하고, 나 스스로 부족한 사람인 것 같아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동안 마음의 평화를 찾는 책을 읽기도 했다. 주변에 하소연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찾은 결론은 답을 정해놓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느정도 인정받아야 한다거나, 나는 혼날 수 없는 사람이라거나 하는 어떻게 내가 되어야 한다는 답을 정해놓는 것이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이 노력했고, 이제 나는 전문직이다. 일을 열심히하는 것은 좋지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까지 할 일은 이제 없다. 흐르는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할 때가 왔다.


급여소득자는 참 좋다.


이제 내게는 급여소득이 생겼다. 부모님 선물도 하나씩 사드리고, 좋은 식사도 대접하고, 친구들에게 한턱 내는 일도 할 수 있다. 여전히 나는 시험 같은 인생 속에서 살고 있지만, 급여를 더하니 내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도 참 인정욕구가 강한 인간인지라, 내가 이 사회에서 가치를 만드는 인간이라는 것이 주는 만족감이 크다.


이에 더해 이전보다 더 욕심껏 음식을 먹고, 옷을 고르며, 놀러갈 수 있는 것도 좋다. 시간은 전보다 넉넉하지 않지만 놀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 내가 이 세상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




이제 좀 변화된 상황에 적응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럴 줄 알았다는듯이 또 새로운 시련이 올까 두렵다. 흐르는대로 살아가려고 마음먹었는데, 감당할 수 없는 폭풍이 올까 걱정된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오은영 선생님이 행복은 마음이 편하고 주변 사람들과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정말 맞는 말이라는 걸 느낀다. 결국 내 마음이 편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사회적 동물인 이상 관계에서 오는 욕구는 적당히 충족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변화한 사회적 지위만큼 더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직도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