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게,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게

by todayeon

여행을 떠나기 전 '나' 자신이 진정 원하고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깊어져 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번 여행이 그 해답을 안겨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졌었다.


태풍과 함께한 나의 제주 여행은 그것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을 주지 않으려는 듯이

거세게 몰아쳤고 때로는 지치게 해 주었다. 하지만 때로는 황홀하게 해주기도 하였다.

그 황홀함의 한 부분이었던 기억에 대해 기록해보자 한다.





KakaoTalk_20230527_162316299.jpg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내 마음속에 피어난 황홀함은 바로 작은 게스트하우스에 시작되었다.

태풍을 피해 관광지를 둘러보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하루 동안

나는 조그마한 방에서 태풍을 만난 듯 강하게 휘몰아치고 떠내려 갔다.



KakaoTalk_20230527_162308013.jpg 안채


KakaoTalk_20230527_162317229.jpg 안채 입구
KakaoTalk_20230527_162311042.jpg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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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30527_162315791.jpg 다이닝룸


활엽수 게스트하우스의 구석구석 모습들이다.

이곳은 원래 100년이 넘은 제주의 낡은 구옥이었지만 오랜 노력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이곳에 있으면 사장님 부부께서 공간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셨는지 알 수 있다.

여행자들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쉬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뚫고 노력하셨을 시간들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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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탁상 위 무심한 듯 가지런히 놓인 책 '오래된 집에 머물다'에서

이 공간들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비에 쫄딱 젖은 몸을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숙소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거실에 앉아 이 책을 읽고,

방금 전까지는 우릴 괴롭히던 비였지만 이곳에서는 빗소리를 노래 삼아

멍 때리며 창밖을 구경하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서 나는 내 마음을 강하게 끄는 문구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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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삶도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내 삶의 공간도 여유롭지만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모든 회의감을 떨쳐버리고

나만의 공간에 움푹 빠져 사랑을 느끼며 내 길을 걸어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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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하고 둥근 잎을 가진 활엽수는 따뜻한 곳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듯이

우리 모두도 마음 속 활엽수 잎을 지니고 따뜻함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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