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을 읽고
우리는 흔히 자산이라 하면 눈에 보이는 것을 떠올린다. 부동산, 예금, 주식, 혹은 경력과 같은 확실한 이력들. 그런데 『지적자본론』은 그 익숙한 사고방식에 브레이크를 건다.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말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더 이상 '물질 자본'이 중심이 아닌, '지적 자본'이 주도하는 사회라고. 처음엔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이 말이,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피부로 와닿았다.
지적 자본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지식, 경험, 감성, 감수성, 창의력 같은 것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한 사람이 가진 생각의 깊이와 표현력, 연결되는 힘이 모두 포함된다. 이 시대는 그 무형의 자산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이자 생존의 열쇠가 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는 지금, 나라는 자산을 어떻게 키우고 있는가?”
예전에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 성실히 일하면 인생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조직이 개인을 성장시켜주는 시대. 하지만 이제는 그 구조가 무너졌다. 회사가 내 커리어를 책임져주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내가 나 자신을 경영해야 한다. 이 책은 그 냉정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지적 자본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자기표현의 힘'이다. 단순히 많이 알고, 많이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나만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세상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글이든, 영상이든, 말이든 형식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다.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부분에서 깊이 공감했다. 나는 그동안 배운 것도 많고 생각도 나름 많은 편이라 여겼지만, 정작 그것을 말하거나 써본 적은 거의 없었다. 내 안에 쌓아둔 정보와 감정은 단지 내 머릿속에만 존재했고, 그건 자산이라기보다는 잔상에 가까웠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말한다. “지적 자본은 써야 자산이 된다”고. 그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개념은 ‘연결의 가치’였다. 개인의 창의성과 감성은 결국 다른 사람과의 접점을 통해 더 큰 가치로 발전한다. 혼자 아무리 뛰어나도,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 없다. 지금의 콘텐츠 생태계, 1인 미디어의 흐름을 보면 이 말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알 수 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협업하고, 함께 성장하는 구조. 이 모든 게 지적 자본의 순환이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자연스럽게 질문 하나를 떠올렸다.
“나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지적 자본을 키우는 여정일지 모른다. 지금까지는 지식을 ‘쌓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부터는 ‘꺼내고 나누는 것’에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지적자본론』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내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코 추상적이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우리를 현실 속으로 끌어당긴다.
결국,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은 나 자신이다.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주지 않고, 대신 써주지 않는다.
이제는 나라는 자산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꾸준히 성장시켜야 할 때다.
그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나만의 안전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