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행동하는 시민의 손에서 빛난다.
늦은 시각,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티비 봤어요? 윤석열이 계엄령 선포했대요!"
잠자리에 들려던 나는 그 말을 듣고 얼떨결에 티비를 켰다. 뉴스 화면에는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기자들과 시민들의 긴박한 모습이 비쳐졌다. 딸은 내일 치를 시험 걱정과 동시에 아빠를 향해 "윤석열 뽑은 사람으로서 반성하라"며 핀잔을 줬다. 옆에서 씩씩거리며 대꾸하는 남편의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지만, 상황 자체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다음 날 아침, 계엄령이 6시간 만에 해제되었다는 뉴스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 대통령이 야심차게 벌인 명분 없는 계엄령 선포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진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6시간 만에 계엄령이 해제될 수 있었던 건 시민들, 기자들,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상황을 막아냈고, 담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간 의원들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를 지켜냈다.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며, 그것을 지키려는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꼰대"라 폄하받던 유경험자들의 가치도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계엄령 시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앞장서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시대에 뒤처진다며 무시하기 쉬운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겪은 경험과 지혜는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딸은 아빠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데 대해 반성하라며 핀잔을 주고, 남편은 그것에 발끈하며 씩씩거렸다. 하지만 그 대화 속에서도 우리 가족은 서로를 존중했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조차도 민주주의는 존중과 이해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토론과 웃음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적인 관계의 모습이 아닐까.
이 짧고도 강렬했던 계엄령 해프닝은 단순히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진다.
유경험자들의 지혜와 역할은 존중받아야 한다.
가족과 사회 속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이 사건을 통해 느꼈던 위기감과 감동을 기억하며, 더 나은 민주사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민주주의는 행동하는 시민의 손에서 빛난다.
계엄령 시대를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도 그날의 시민들처럼 깨어 있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