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을 지키지 못한 말들.

반성의 기록

by 캔디는외로워

고등학교 친구들과 오랜만에 계모임을 가졌습니다. 결혼한 세 명과 아직 솔로로 살아가는 한 친구, 이렇게 네 명이 모였는데, 대화는 늘 어긋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솔로인 친구는 주로 패션, 여행, 혹은 자기 사업 이야기를 했고, 나를 포함한 결혼한 친구들은 아이들과 가족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의 관심사가 너무 달랐던 탓에, 서로 공감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곤 했습니다.

특히 가족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갈 때마다, 솔로 친구는 뚱한 표정을 지으며 관심 없다는 태도를 보이곤 했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보며 이 관계가 잘 이어져 나갈 수 있을지 불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번 모임에서 솔로 친구가 계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온 우정이 금이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솔로 친구가 계에서 빠지겠다고 한 이유는,
“너희들이 내게 하는 충고나 조언, 외모에 대한 지적이 듣기 싫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우리가 한 말과 행동에서 자신이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화 중에 전해진 표정이나 말투에서 자신을 한심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했고, 모임 후 집으로 돌아가면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결혼한 친구들은 걱정하는 마음에서 건넨 말들이었지만, 솔로 친구에게는 그것이 상처로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친구의 삶의 방식을 바꾸라는 듯한 조언만 던졌던 것 같습니다.

친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건넨 충고와 조언이, 그 친구에게는 부정과 지적으로 느껴졌다는 걸 알게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진심을 담았다고 해서 그 말이 상대에게 진심으로 받아들여 지는 건 아니라는 것과, 본인이 원하지 않는 조언이나 충고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친구의 입장에서 친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고민하기보다는, 제 생각이 옳다고 믿으며 말했을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친한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할 때는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하고 화법과 태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조언은 가급적 안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충고를 할 때는 진심을 담되, 상대가 그것을 어떻게 느낄지 고민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와 태도로 표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에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진심에서 나온 말이라도, 듣는 사람이 상처를 받는다면 그 진심은 빛을 잃게 되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깊이 깨달았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온 우정을 스스로 망치고 있었던 것에 대한 반성을 하며, 앞으로는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해 보려 합니다.

“이 말이 정말 도움이 될까?”
“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이 사람은 어떤 기분이 될까?"

20년지기 친구를 잃는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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