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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혀의 위치 1

정상과 비정상의 간극

by kjchoi

나의 [상쾌하지 못함]은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혀를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던 어느 날 그날부터 시작되었던 게 분명하다.


그날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불청객처럼.


걸을 때도

앉아 있을 때도

생각할 때도

숨을 쉴 때도


혀를 갖다 놔야 할 위치를 찾지 못해서 난감했다.

입안에 있는 혀가 그렇게 불편하긴 처음이었다


입천정에 딱 갖다 붙여도 찝찝하고

앞이빨로 혀의 절반을 깨물고 있어도 이상하고

목구멍 방향으로 말아 넣어도 불편하고

입안 가득

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편했다


그렇다고 미칠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좀 불편하고 어정쩡했다


아니 그게 이미 미친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결국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혀)를 입 밖으로 내놓았다


조금은 나은 듯했다

잠시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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