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좀 하세요 제발요 박수 칠 준비. 되었으니까요
사람은 존재한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글도 쓰고 남의 글도 읽는다
내가 여기 사회에 있고 내가 이런 사람이고
너는 그런 사람이구나
그런데 사회적인 동물 사람들은 지식이 넘치고 교양이 넘친다
그리고 금기사항도 잘 안다
어떻게 하면 불이익을 얻는지도 잘 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감춘다
자신의 생각과 처사가 사회적으로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할 것 같으면 말이다
그중에 하나가 사람의 허영과 자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현자들은 감춘다
허영도 감추고
자랑도 감춘다
아니 너무 훌륭해서 애초에 허영도 없도
자랑하여 인정받고 싶은 맘도 없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만 알면 될 것이겠거니
그런데 말이다
나는 요즘 생각이 좀 달라졌다
아니 어느 때부터 달라져오고 있고 더 달라져 가는 것일 것이다
다 감추고
다 덮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려면 그건 사회적 동물 사람에 맞지 않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너무나 겸손하다
오히려 징징대기만 한다
누가 누가 더 불행하고
누가 누가 더 못났나 자랑한다
그럼 이것도 역자랑인가
몇 년을 구역예배를 없는 시간을 쪼개서 간 적이 있다
나는 구역원들의 불행한 이야기
힘든 이야기
일상의 지친 이야기
망해가고 있는 집안 이야기
나는 듣고 함께 공감하고
진심으로 가슴 아팠고
나도 함께 고뇌하며 지쳐갔다
그 무렵부터 일까
나는 제발 나에게 누군가 자기 자랑 좀 해주세요
제발 힘든 이야기 보다
눈곱만 한 거라도 꺼내서 자랑 좀 해주세요
괴롭고 아픈 이야기 보다
제발 당신의 행복을 보여주세요
허영이라도 좋으니 너의 우쭐거림
너의 자랑
너의 자부심을 보여달라고요
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인생은 힘들다
그 힘든 게 기본값이고
그 위에 가끔 단비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 단비를 나눠주세요
하다못해 당신의 손목에 금팔찌 쓰윽 보여주는 게 나는 차라리 기쁘다
그 금팔찌 금가락지로 우쭐하는. 네가 나는 오히려 더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고요
금가락지가 없으면 꽃반지라도 하고 자랑해 주세요
물론 너의 곪아터진 삶의 무게도 듣고 싶고요
그렇지만 그 아픔 위에 잠시
넋 놓고 자랑할만한 일이 너에게 생기길 바라요
제발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자랑을 해주세요.
칫 ㅡ재수 없어 하면서 기꺼이 들어드릴게요
기쁨과 자랑을 나눌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기꺼이 남의 슬픔은 물론이고 자랑과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되고 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발
당신의 허영을 보여주세오
당신은 자랑과 기쁨을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