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해대 유학기] 6. 중간보고 1 - 학사생활 총평

호주해양대학 진학 후 반년, 학사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총평

by 철야

무사히 한 학기를 마쳤다.


너무나도 정신이 없었고, 힘들었고, 피곤했으며, 결과도 솔직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자 한다.


학기가 시작하고 난 이후로는 너무 바빠, 지금에서야 거의 8개월 만에 소식을 전하게 된 부분은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이 글에서는 먼저 학사 생활에 대하여 다루고, 과제나 시험 준비, 개별 과목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0. 최초의 한국인...?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정식으로 Seafaring Course를 등록한 학생 중에서는 필자가 거의 최초라고 몇몇 교수님을 통해 들은 바가 있다.


과거에 교환학생으로서 다녀간 몇몇 교환학생들이 있지만 정식으로 등록한 것은 필자가 거의 처음이라고 한다.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러한 만큼 낯선 환경에서 많은 고충 또한 존재하였다. 아래의 내용들은 그러한 시행착오들 또한 반영하고 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1. 입국일자의 결정, 물갈이 이슈

도착일자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반드시 현지 물갈이를 고려하기를 바란다.


필자의 경우 도착 후 거의 일주일간 고생했는데, 정말 자의로 변이 조절이 안 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고역이었다.


다행히 학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진정이 되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실제로 길을 걸으면서 식은땀이 나는 끔찍한 경험도 해본 만큼, 가능하다면 최소 학업 시작 일주일 전에는 도착하기를 정말로, 간절하게, 강력하게 권고한다.


2.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가?

좋은 성적을 포기하고, Fail 가능성까지 감수한다면 가능하기는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모든 강의는 녹화되어 MyLo에 업로드되는 만큼, 실제로도 학업과 병행하면서 일을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호주 학생들은 기말고사 또는 의무 출석 시즌까지 선박에서 일을 하며 학업을 이어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여러분들이 고려하여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 본인이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가?

학원을 예시로 들어보도록 하겠다. 본인이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재학하면서 구태여 학원에 가지 않았더라도 나름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였다면, 특히 자격증이나 시험 등을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준비해 성공해 본 경험이 있다면 위의 질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교육 플랫폼에서 우수한 양질의 인터넷 강의를 제공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은 2~3배 정도 되는 돈을 주고서 학원으로 가겠는가?


더불어, 일을 하면서 학업을 하면 그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에서 공부하여야 할 내용들이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겠는가? 필자의 경우 내항선에서 근무하던 시절, 도합 석 달 분량의 교재 두 권을 1년 만에 겨우 끝냈다. 그만큼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 본인의 영어 실력과 기존 직무능력이 출중한가?

이곳에서 배우는 모든 내용은 실제 시니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함이며, 절대로 그 내용들이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추후 언급하겠지만 그 내용에 대하여 대략 언급하자면 아래와 같다.


Marine Transportation II: CSS Code, IMDG Code, IMSBC Code 등

Navigation Management: COLREG, SOLAS, IALA Guidance 등

Shipping Business and Law: Common Law 시스템의 기초, Marine Insurance Act와 해상보험 기초, Hague-Visby Rule, Charter-Party 계약의 기초사항, Salvage Convention 등


이러한 내용들을 전부 이해하고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하며, 나오는 영어 단어들 또한 상당히 전문적인 만큼, 질문 등을 통한 강사진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충분한 복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하자면, 일을 병행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일까지 같이하는 것은 거의 무리에 가까웠으므로, 본인의 현재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Fail 후 불이익에 대하여 감수하여야 할 정도로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아니한가?

그런데도 본인의 경제적 여건이 학업을 이어 나가기에 충분치 않다면, 일을 병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는 있다.


다만 아래의 사항을 반드시 고려하기를 바란다.

Fail 한 과목에 대해서는 재수강을 하였다 할지라도 그 기록이 지워지지 않는다. 즉 Fail 한 기록까지 GPA에 반영된다.

과목당 수강료 또한 만만치 않다. 한 과목당 대략 3천 불에서 3천5백 불 사이를 지불하여야 하며, 이는 생활비까지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다.

Visa 연장 불가 또는 취소에 대한 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Fail 한 과목을 재수강하기 위해서는 결국 비자를 연장하여야 하는데, 이민성에서 Fail의 사유를 일이라고 확신하면 학업 진실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연장 거부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위의 내용을 근거로 필자는 일과 학업의 병행을 절대적으로 권고하지 않으며, 병행한다고 할지라도 위의 내용들을 염두에 두고 일의 강도를 결정하기를 바란다.


3. 영어 적응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IELTS Listening 7.0, Reading 7.0은 나와야 수업을 따라가는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특히 전문 시니어 사관 양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배우는 내용들의 수준이 상당하므로 절대로 영어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와선 안 된다고 확신한다.


악센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 현재 강사진으로 있는 교수님 대부분은 스리랑카, 인도 출신의 남아시아인이며, 호주 현지인보다 발음이 훨씬 명확하고 또렷하다.


오히려 필자에게 있어 가장 큰 고비는, 호주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이었는데, 말 그대로 고속으로 쏟아내는 수준이라 지금에 이르러서야 겨우 절반 전후로 대화에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아래는 실제 AMC 교수님께서 운영하고 계신 유튜브 채널로, 미리 들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4. 학업용품 준비

"경공업은 한국이 세계 최고다." 이 문장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여러분들이 2학기부터 시작할 경우, 학교 과제 중 Radar Plotting과 Passage Planning이 있으므로 반드시!,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반드시!!!!!!!!! 삼각자를 한국에서 챙겨 오기를 바란다.


필자는 현지에서 평행자를 구매해서 사용하였는데, 가격은 비싸면서 정확하지도 않아 말 그대로 피똥을 쌌다. 무조건 한국에서 삼각자와 디바이더, 컴퍼스, 4b 연필, 연필깎이, 볼펜 세트를 챙겨 오기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더불어, 모든 수업은 PPT로 진행되며, Mylo에서 pdf 형식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필기를 위해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가져오는 만큼 여러분들도 하나 가져오기를 추천한다. 필자는 갤럭시탭과 삼성 노트 앱, 블루투스 무선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했다.


5. 취업에 대하여

호주 해양대학에서는 대한민국의 해사고나 해양대학처럼 연계 취업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특히 3학년 Chief Mate/Master 과정에 있는 학생들 대부분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초급 사관으로서 업계 경력이 있으며, 휴직을 내고 진학하여 돌아갈 회사가 존재하거나 스폰서를 통해 후원을 받는다.


호주 현지 취업의 경우에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는데, Temporary Graduate Visa(Subclass 485)의 경우 Australia Study Requirement에서 요구하는 2년 이상의 학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졸업하더라도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494 고용주 스폰서 비자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의 경우에는 고용주가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비자와 관계없이 취업할 수 있는 국제선 운영 선박회사에 취업하는 것인데, 이때 이곳에서 쌓은 인맥이 상당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AMC가 해운업계에서 거의 최고 명문으로 쳐주는 대학교라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만큼 전 세계에서, 특히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홍콩 등의 나라에서 상당한 경력자들이 학사(Bachelor)를 취득하기 위해 이곳으로 모이게 되는데, 이들과 같이 생활하며 쌓은 인맥을 통해 소개를 받아 취업의 기회를 얻거나, 신원보증인으로서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였으면 한다.


실제로 필자도 해상플랜트 업계에서 DPO로 오랫동안 근무한 동기의 추천을 받아 방학 동안 귀국하여 DP 교육을 이수하기도 하였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 또한 하나의 미래 자산이 되는 것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과제와 시험 준비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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